강원남부 경제 '휘청'…만도·삼양·파스퇴르등 간판기업 좌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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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라그룹의 만도기계에 이어 삼양식품.파스퇴르유업등 원주 횡성지역의 기업체가 잇따라 화의를 신청해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더구나 이들 기업은 제조업체가 미미한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업체여서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지난달 30일 화의를 신청한 삼양식품의 경우 원주지역에 삼양식품 원주공장, 유가공공장, 삼양판지, 강원레저등 6개 사업장에 직원만도 1천8백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간 임금 1백80여억원은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다.

아직 임금 체납은 없으나 회사의 자구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원주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양식품 사업장이 원주시에 납부하는 지방세도 9억5천여만원에 달해 시 재정운영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일 화의를 신청한 파스퇴르유업의 경우도 종업원 3백30여명의 생활근거지가 원주지역으로 연간 이들의 임금 1백30여억원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파스퇴르유업은 1월분 임금지급이 불확실한 상태이다.

또 원주 횡성등 파스퇴르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1백여 낙농가도 지난 1월분 납유대금 13억여원을 받지 못하는등 앞으로도 원유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아 농장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앞서 화의를 신청한 만도기계 문막사업본부는 지난해 1천3백여명의 근로자 임금 2개월분 30여억원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문막지역 전체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원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만도기계 화의신청후 소재지인 문막지역 경기가 완전히 위축됐다" 며 "삼양식품 파스퇴르유업 화의신청으로 유통.금융.운수업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나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고장 상품 팔아주기 운동 등을 벌이겠다" 고 말했다.

원주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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