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연기' 조연에 주목하라…설연휴 특집 TV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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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설 연휴때 TV편성의 아랫목을 차지하는 것은 늘 그렇듯 영화들이다.

IMF 한파 덕분에 올 설날 연휴를 맞은 방송사들은 '당당히' 비용절감을 내세우고 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전파를 타는 영화들이 다른 명절때보다 많아 보인다.

SBS가 준비한 이소룡 시리즈 '맹룡과강' (27일 오전10시) , '당산대형' (28일 오전10시30분) , '사망유희' (29일 오전10시30분) 등이 그나마 조금 색다른 볼거리다.

그렇다고 영화를 아주 안 볼수도 없는 노릇. 재탕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없을까. 비디오 칼럼니스트 옥선희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선 주연급 스타보다 조연들의 연기를 눈여겨볼 것. 그중에는 카메오로 깜짝 출연한 대스타나 감독들도 있고 유명스타들이 갓 데뷔한 경우도 적지 않아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이번 연휴에 방영되는 영화중에서도 볼만한 조연이 등장하는 영화가 제법 있다.

우선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액션물 '리셀웨폰3' (MBC 29일 밤11시10분)에 등장하는 떠벌이역의 조 페시는 그야말로 빛나는 조연. '나홀로 집에 1.2' 의 멍청한 도둑을 비롯해 '좋은 친구들' '카지노' 등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하지만 26일 SBS에서 방송되는 '리셀웨폰' 1편 (밤11시55분)에는 그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시대 최고의 명배우중 하나인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각각 갱단의 냉철한 보스와 강력계 형사반장으로 치열한 연기대결을 펼치는 '히트' (MBC 28일 밤10시) .치밀한 구성과 절제된 연기, 비장미를 주는 화면등이 볼만한 이 영화에는 우리에게 '레옹' 으로 잘 알려진 나탈리 포트만이 알 파치노의 의붓딸로 등장한다.

달타냥과 삼총사의 우정을 그린 알렉산드르 뒤마 원작의 '삼총사' 는 영화로 다섯차례나 만들어졌다.

찰리 쉰, 키퍼 서덜랜드, 크리스 오도넬 주연의 93년작 '삼총사' (KBS1 29일 낮12시10분)에 등장하는 공주의 하녀는 바로 '화이트' '비포 선라이즈' 로 우리에게 청순미를 선보인 줄리 델피.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이가 영화와 현실속을 오간다는 기발한 착상이 돋보이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라스트 액션 히어로' (SBS 28일 오후5시55분) . 이 영화에 교수로 등장하는 조안 플로라이트는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의 부인으로 자신의 남편이 출연했던 영화 '햄릿' 을 보여주며 강의를 하기도 한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겠다며 집을 나간 아줌마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에서 풀어나간 심혜진.안성기 주연 '박봉곤 가출사건' (MBC 29일 낮12시10분) 의 또하나 볼거리는 요즘 인기절정을 달리는 최지우. 지순하고 착한 이미지의 최지우는 이 영화에서는 뜨거운 정열을 지닌 벙어리 정육점 주인처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SBS의 '장군의 아들' (27일 오후2시30분) 과 '장군의 아들2' (29일 오후5시)에 등장하는 신현준과 김승우, '허리케인 블루' 의 개그맨 김진수의 초기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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