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증시…작전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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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대형 이슈가 없는 가운데 수산주와 인수.합병(M&A) 관련주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거래소 시장에서 금호종금의 주가는 최근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송모씨가 이 회사 지분 6.1%를 매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느닷없이 불거진 M&A설 때문이다.

2일부터 2거래일 연속 치솟았던 이 회사 주가는 6일 송씨가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히면서 하한가로 떨어졌다. 송씨는 이날 공시에서 "M&A 의사가 없음을 공시했으나 일부 세력의 정보 역이용으로 선의의 개인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유주식 전량을 장내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A설에 기댔던 투자자들이라면 손실을 볼 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M&A의 속성상 개인투자자들이 알기 어려운 탓에 불확실한 정보를 믿고 뛰어들었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가축 전염병 수혜주로 꼽히는 수산주의 급등락도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오양수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한 후 2일엔 9.2% 떨어졌다가 5, 6일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원수산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침체된 증시에선 사소한 재료에도 투기성이 강한 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주가 급등락의 이익과 손실을 개인들끼리 주고 받는 제로섬 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급등락이 심한 종목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테마를 가진 중소형주에 대한 뇌동매매가 일어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면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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