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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주 미 국무부 법률고문 연방대법관 후보로도 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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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미국 국무부 법률고문에 지명된 해럴드 고(한국명 고홍주) 전 예일대 로스쿨 학장이 미 연방 대법관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종신 대법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데이비드 해켓 수터(69)의 후임 자리에 고 전 학장을 비롯한 10명의 법조계 인사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독립적인 성향에 훌륭한 경력과 성실함을 갖춘 인사를 늦어도 10월 초까지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고 전 학장이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까지 대법관을 지낸 110명(현직 포함) 가운데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는 한 명도 없었다. 흑인과 여성은 2명씩이었다.

고 전 학장은 국무부 법률고문 인준 청문회에서 일부 보수 진영으로부터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명 반대를 위한 흠집 내기”라는 시각이 다수였다. 공화당 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시어도어 올슨도 “고 전 학장은 미국 사법 시스템의 주류에 있는 법률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 언론은 고 전 학장이 법관으로 활동한 경력이 없고, 미 국내법 대신 국제법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여성 배려 차원에서 수터 대법관 후임에 여성을 지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법관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이 2006년 사퇴한 이후 대법관 9명 중 여성은 한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히스패닉계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여성이자 히스패닉계인 소냐 소토메이어, 킴 매클레인 워들로 연방 항소법원 판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그러나 고 전 학장이 이번에 수터 대법관 후임에 지명되지 못하더라도 오바마 정부 내에서 대법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터보다 나이가 많은 대법관이 최고령인 존 폴 스티븐스(88) 등 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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