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당선자·다국적기업대표 오찬…"외국이 원치 않아도 정리해고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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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는 21일 신라호텔 토파즈룸에서 보잉.BMW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기업 대표 25명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金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정리해고 문제는 노동자들도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면서 "외국이 원하건 원하지않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국내기업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할 수 있게 여지를 주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 (알랭 벨리사르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한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산품 애용.소비절약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金당선자 = 국산품이건 외제건 건전한 소비를 막아서는 안된다.

그러면 장사가 안되고 물건 만드는 공장이 안돌아 실업이 늘어난다.

다만 낭비와 국민의 건전한 생활에 악영향을 주는 사치품은 문제다.

민간운동차원에서 자제하자는 건전한 운동은 외국에서도 있다고 알고 있다.

- 한국내 많은 행정규제가 외국기업의 투자와 영업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金당선자 = 여러분들이 번잡한 규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안다.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풀어나갈 것이다.

앞으로 다국적 기업이 필요없는 규제를 받고 있는 지를 여론조사를 통해 살펴 볼 생각이다.

정부는 한국기업이 여러분과 경쟁에서 이기길 바란다.

그러나 공정한 여건에서 이기기를 바란다.

- (아드리안 폰 멩어젠 독일 바스프 한국현지법인 대표)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이유를 외국투자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오히려 외국기업이 한국인들로부터 배척받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게 아닌가.

金당선자 = 정리해고는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개정 노동법에서 입법 즉시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있지만 노동계의 반발로 2년간 정리해고를 연기하기로 했다.

나는 정리해고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본다.

예를 들어 정리해고가 시행되면 외국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도산위기의 기업을 인수해 20%는 해고하고 나머지 80%는 살릴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1백%가 다 쓰러진다.

정리해고에 대해 노동자들도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정리해고 문제는 외국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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