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지승림부사장… "현재 상황선 최선 다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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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의 지승림 (池升林) 부사장은 21일 서울 태평로 그룹본사에서 경영혁신계획을 발표한 뒤 “경영혁신을 위해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 며 “삼성의 이번 계획이 재계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 이건희회장의 개인부동산을 과연 현재처럼 얼어붙은 부동산경기 속에서 쉽게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최대한 노력하겠다.

하지만 연말까지 어렵다면 현물출자 방식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동산이 팔리면 그룹 부채를 갚고, 현물출자할 경우에도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 삼성이 사업구조 재편에 관한 분석용역을 해외 전문기관에 맡기기로 했다.

그 결과 자동차사업 철수를 제안하면 따를 것인가.

“그룹 내부의 구조조정안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시각, 특히 외국투자자 입장에서의 평가를 들어보려고 의뢰한 것이다.

남이 시킨다고 다 할 수는 없다.”

- 구조개편의 축으로 삼을 3~4개 업종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특정 기업.사업을 거명하면 엄청난 부작용이 생긴다.

자동차는 들어갈 수도,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 삼성은 현재 5개의 소그룹이 있다.

그렇다면 이중 1~2개 소그룹을 정리한다는 말인가.

“삼성은 94년에 유사업종을 묶는 소그룹제를 도입했다.

소그룹제는 전형적인 사업 구분이나 현재는 업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21세기를 내다보는 새로운 사업 구분이 필요하다.”

- 상호지급보증은 어떻게 해소할 생각이며 사외이사는 도입할 경우 비율을 어느 정도 가져갈 것인가.

“상호지보는 상환분이 돌아오는 것을 갚는 방법으로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사외이사 비율은 전체이사의 최소 30%, 최대 50% 정도로 이 범위 안에서 계열사별로 정할 것이다.”

- 삼성의 중앙일보 지분은 얼마며 언제까지 넘길 것인가.

“중앙일보는 홍석현 (洪錫炫) 사장의 지분이 계열분리를 추진하기 시작한 96년 0.6%에서 현재 23%로 늘어나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은 추가로 20~30%의 지분을 洪사장 쪽으로 넘겨 하루빨리 분리를 매듭짓고 싶은 입장이다.”

- 중앙일보 분리추진의 구체적 방안은.

“현재 신문업은 신문.방송.영화사업 등을 하는 미국의 타임워너처럼 종합문화사업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앙일보에 삼성영상사업단을 넘겨 종합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대상에 넣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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