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이 말하는 김대중당선자 인선기준…부지런하고 젊은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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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인선 기준은 무엇일까. 金당선자 주변에서 거론되는 기준은 도덕성.전문성.개혁성 등이다.

50년만의 야당 정권이란 점에서 도덕성.개혁성이 있어야 하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은 특별히 새로운 게 없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 주변에서도 93년초 조각 (組閣)에 즈음해 똑같은 기준이 제시됐었다.

또 다른, 진짜 기준은 무엇일까. 3년4개월간 金당선자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동채 (鄭東采) 의원은 "도덕성.개혁성.전문성과 함께 사고가 정체 (停滯) 돼 있지 않은 사람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 고 전망했다.

金당선자는 지금도 IMF시대와 관련한 금융 용어.개념을 수첩 뒤쪽에 메모하고 틈날 때마다 공부하고 있다.

일본문화 개방론을 펴고, 서태지의 노래를 좋아한다.

鄭의원은 "시대정신을 충실히 추적하는 사람이 0순위" 라고 표현했다.

설훈 (薛勳) 의원은 '노력과 부지런함' 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앞의 기준과 비슷하나 근면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金당선자가 48세때 감옥에서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해 이제는 웬만한 수준의 회화와 작문이 가능해진 점을 薛의원은 들었다.

과거 야당 총재시절엔 휴일에도 새벽같이 달려오는 의원들이 좀더 점수를 받았다.

국민회의 김진배 (金珍培) 의원의 회고도 이를 뒷받침한다.

50년대말 金의원이 일선 기자시절 원외인 金당선자는 새벽마다 지프를 타고 야당 중진들의 집을 순회하며 흐름을 파악, 이를 다시 기자들에게 설명해줬다고 한다.

무조건적인 부지런함은 정답이 아니라는 사례 하나. 정동채의원은 "총재는 우리들에게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무형의 손해' 라고 가르쳤다" 고 밝혔다.

식사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새 사람과 새 지식을 받아들이라는 지침이다.

金당선자가 좋아하는 또다른 인력층은 젊은 사람이다.

스스로도 "30대와 얘기할 때가 가장 편안하다" 고 말한 적이 몇번 있다.

40대 장관의 기용은 공약사항이다.

13대 이후 총선에서는 젊은층을 과감히 공천해 효과를 봐왔다.

이번 인사에서도 30, 40대 소장파의 예상밖 중용을 점치는 시각이 유력하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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