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 슬럼프 극복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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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습 슬럼프 극복하기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
원인· 유형따라 처방 달리해야

아이가 영어를 익히는 과정을 운동선수가 훈련하는 과정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기초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야 한다. 둘째, 오랜 기간 꾸준한 반복과 연습이 필요하다. 셋째,기본기를 다지고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 올바른 훈련법을 선택하고 실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습이나 훈련 도중에 찾아오는 슬럼프를 잘극복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영어를 익히는 과정 역시 ‘훈련(Training)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영어를 익히기 시작하는 초급 단계 학습자와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하는 초보 선수는 자신이 바라는 최종 목표를 머릿속에 그린다. 즉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자신의 모습이나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우승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영어든 운동이든 단기간에 실력과 기량을 쌓을 수는 없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누구도 몇 달 만에 영어나 운동을 마스터할 수는 없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더라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며 반드시 오랜 기간 꾸준한 반복과 연습을 거쳐야만 실력이 향상된다.
 
영어는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다
 또 기본기를 다지고 실력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학습자나 선수 개개인에 맞는 올바른 훈련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방식으로 실력과 기량을 보완하는 교사나 코치의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그런데 이런 조건들이 만족된다고 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니다. 슬럼프라는 복병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익히는 아이들과 운동선수들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게 바로 슬럼프다. 처음에순조롭게 학습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다가 4~5개월쯤 지나면 반복되는 학습이 지루해지고 흥미를 잃는다.
 
영어를 익히는 아이들이 겪는 슬럼프 증상은 이렇다. 학습 내용에 흥미를 잃고, 매일 소화해야 하는 공부 분량이나 과제를 하지 않고,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학습 동기도 약해진다. 심하지 않은 슬럼프라면 선생님이 아이의 상태를 판단해 학습 단계나 분량을 조절해주고 부모님은관심과 격려를 보여줌으로써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슬럼프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슬럼프가 장기화되면서 영어 학습에 대한 의욕이 꺾이고 자신감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초기 슬럼프는 아이들 영어 학습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알리는 위기 경보인 셈이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수
 다시 운동선수의 예를 살펴보자. 운동선수 역시 고된 훈련이나 실력부진과 같은 이유로 슬럼프를 겪는다. 어쩌면 슬럼프 극복은 운동선수들에게 훈련의 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슬럼프에 대처하는 태도와 자세에 따라 슬럼프가 진정한 기량을 닦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력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피나는 노력과 훈련을 통해 슬럼프 극복은 물론 눈부신 기량 향상을 이룬 경우도 많다.마찬가지로 영어를 학습하는 아이들이 겪는 슬럼프 역시 진정한 실력을 닦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의욕 부진이나 학습 정체현상과 같은 슬럼프 역시 영어를 익히는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바람직하다.
 
따라서 영어학습의 위기 경보라 할 수 있는 슬럼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아이, 학부모, 교사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슬럼프를 완벽하게 차단하거나 비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대신 슬럼프의 원인과 유형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슬럼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반복되는 학습으로 흥미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고, 학습 고원현상(Plateau phenomenon-증가하던 학습 효과의 일시적정체), 엄마의 지나친 간섭, 과도한 학습 분량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그에 따른 대처 방안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영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다. 슬럼프는 꾸준한 실행을 방해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습자, 부모, 교사의 여유 있는 태도가 우선이다. 의욕이 없는 아이를 보면 다그치거나 추궁하기보다는 원인을 점검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처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형석 튼튼영어 편집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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