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증시 불안감 확산…"외국인들 치고 빠질 조짐" 일부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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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하룻새 주가 오르내림폭이 50포인트에 가까운 극도의 널뛰기 장세 속에 거래량이 2억주를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장세가 나타나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16일 증시에서는 오전중 종합주가지수가 532.43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한때 485.83까지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무려 46.60포인트에 달했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130포인트 가량 급등하는 등 증시가 이상 과열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한도가 대폭 확대되는 등 투자여건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개인투자가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어 외국인들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율과 금리의 불안요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원화 환율이 내려가면 외국인들이 즉각 매도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외환시장에서는 연초 1천8백원선이던 환율이 1천6백원선으로 떨어져 있어 외국인들은 당장 팔고 나가도 달러당 2백원 가량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들은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도 15일 4천 계약의 신규매도 포지션을 취해 놓는 등 이미 매도공세에 앞선 헤지 (위험 회피) 조치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매수대기자금인 외국인예탁금은 이달초 3천1백억원선까지 급격히 늘어났다가 지난 9일부터 다시 2천8백억원대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개인투자자들의 고객예탁금은 하루 1천억원씩 늘어나 지난 14일 현재 3조6천8백60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정태 사장은 "지난해 깡통신세를 벌써 잊은 것같다" 며 "투기적인 매매보다 안전성에 유의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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