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발레·뮤지컬 ? 도전하라, 도와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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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SC제일은행 정보시스템 운영부의 김영욱(28) 대리는 요즘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있다. 초경량 항공기 단독 비행에 도전하는 김 대리는 5월 23일 첫 단독 비행일을 앞두고 경기도 화성의 한국비행교육원에서 실습과 이론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업무 외 주말의 개인 시간 대부분을 여기에 쏟아붓고 있다.

SC제일은행 ‘내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초경량 항공기 단독 비행이나 뮤지컬 공연 등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SC제일은행 제공]


김 대리는 “어린 시절 가슴속에 담아뒀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며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 은행 중곡동 지점의 한철(50) 부지점장은 배드민턴 전국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전문 트레이너의 레슨을 받아가며 매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 부지점장이 서울 지역 대회에 참가한 12일, 그의 대회 도전기를 취재한 사람은 이 회사 소매금융총괄본부의 노재영(30)씨다. 노씨의 목표는 사내 아나운서가 돼 직원 대상의 사내 라디오 방송 고정 코너를 맡는 것이다.

은행원이 하기에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들의 도전은 SC제일은행이 진행 중인 ‘내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이 프로젝트는 SC제일은행이 올해 내건 브랜드 슬로건인 ‘새로운 가능성’과 연계해 직원이 바로 SC제일은행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알리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SC제일은행은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지난해 말 직원으로부터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서를 공모했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10개 팀 15명이 선발됐다. 도전자는 올 상반기 동안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맞선다. 은행 측은 도전자에게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제공한다.

김 대리나 한 부지점장 외에도 SC제일은행 직원의 도전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산지점 김은미(37) 과장은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김 과장은 “어린 시절 공연을 보고 발레리나가 되는 꿈을 가졌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꿈을 접었다”며 “잊었던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의 공모를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정보시스템 개발·유지부 김영미(31) 과장은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 나선다. 2001년 중앙일보 마라톤 5㎞ 도전을 계기로 매년 한 차례 마라톤 10㎞에 도전해 온 김 과장은 지난해부터는 ‘시각장애인 마라톤 도우미’ 활동을 하게 됐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을 제대로 안내하려면 그냥 달리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속도와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제한 시간 안에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훈련하고 있다.

이 밖에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 팀에 들어가 직접 공연에 나서겠다(도산로지점 손지명 대리 등 4인), 영어 말하기 자격증을 취득하겠다(곽희원 성동지점 과장), 심리상담 전문가가 되겠다(공영찬 경영전략팀 이사), 웃음 전도사가 돼 ‘펀(Fun) 서비스’ 강연을 하겠다(차근섭 업무·서비스 개선부 팀장 등 3인)는 도전 등이 펼쳐지고 있다.

행사를 기획한 사람은 루스 나드러 부행장이다. SC제일은행 커뮤니케이션 본부를 맡고 있는 그는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자신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활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선발했다”며 “스스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조직 전체에 활기와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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