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버스·여객선운행 차질…기름값 오르자 노선단축·폐지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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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제통화기금 (IMF) 의 영향으로 농어촌지역 버스운행이 잇따라 폐지.단축되고 연안여객선의 운항횟수가 줄어들어 외딴지역 농어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최대 농어촌버스 운행업체인 동진버스는 유가인상에 따른 경영난 타개를 이유로 최근 연곡면 소금강~송천간 등 13개 노선을 폐지한 것을 비롯, 하루 11회 운행하던 입암동 공업단지~사천면사천진리간 시내버스는 7회로 줄였다. 또 견소동에서 강릉대~유천동까지 운행하던 노선은 강릉대까지만 단축운행하는 등 3개 노선의 운영구간을 줄여 기존 78개 노선중 13개, 총운행횟수 1천2백49회중 1백29회를 축소했다.

강원여객의 경우 하루 20회 운행해오던 양양지역 6개 노선은 폐지하고, 하루 16회 운행하는 나머지 노선은 3회로 줄이기로 결정하고 군에 운행변경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원주시 외곽을 하루 2회 운행하고 있는 동신여객도 벽지노선 운행에 따른 적자액을 보상해주지 않을 경우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최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버스업체들의 이같은 비수익노선 폐지 및 단축운행이 잇따르면서 외딴마을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계속되자 양양군의 경우 현남면 3개 폐지노선에 대해 승합차 2대를 동원, 주민들을 태워주는 등 시.군마다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안여객선의 경우도 유가인상으로 인해 운항횟수가 대폭 줄어들어 섬과 육지간 왕래가 한층 더 힘들어지게 됐다.

5일 전남 목포항 여객선터미널에 따르면 목포~달리도~율도를 하루 8회 왕복운항하던 신진해운이 최근 운항횟수를 7회로 1회 줄인 것을 비롯해 목포~흑산도~홍도 항로를 하루 1회 왕복운항중인 대흥상사도 중간경유지를 없애고 흑산도까지만 운항키로 방침을 정했다.

대흥상사 관계자는 "목포~홍도 운항에 경유 2백ℓ들이 50드럼이 들어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1백50여명이 승선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는데 요즘 승객은 50명에 불과하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수항 기점 6개 항로를 운항중인 3개사가 오는 10일부터 운임을 평균 10% 인상키로 이미 결정했으며, 목포항 기점 27개 항로를 운영중인 13개 해운회사도 현재 운임 인상폭을 조정중에 있다.

강릉·목포 = 홍창업·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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