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살생부 있나 없나…뒤켕기는 한나라당 5인 세밑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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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연 '살생부 (殺生簿)' 가 존재하는가.

대선중 김대중 (金大中) 후보에 대한 공격선봉에 섰던 한나라당 인사들의 행보에 불안감이 느껴진다.

그 대상으로 강삼재 (姜三載).정형근 (鄭亨根).홍준표 (洪準杓).이사철 (李思哲).정의화 (鄭義和)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金당선자에 대한 '저격수' 의 악역을 맡았다.

강삼재의원은 '20억+α' 'DJ비자금 폭로' 로 金당선자와 오랜 앙숙관계를 맺어왔다.

정형근.홍준표의원은 비자금 의혹을 매섭게 추궁한 바 있다.

이사철의원은 당 대변인으로서 '총구' 역할에 충실했고, 의사출신 정의화의원은 선거전 막판 "후보의 건강기록은 조작된 것" 이라며 물고 늘어졌다.

때문에 이들에 대해 '5적 (賊)' 이라는 비난이 국민회의측으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金당선자가 "정치보복은 없다" 고 공언했음에도 이들과의 구원 (舊怨) 을 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보복받을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 고 주장한다.

이들은 "당인으로 할 일을 했을 뿐" "충분한 자료를 근거로 문제 제기한 것" 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말의 불안감은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의화의원은 "DJ보다 주변인사들의 과잉충성이 문제를 일으킬 수는 있을것" 이라고 염려했다.

지난 총선때 선거비용 초과지출 혐의로 1심재판에 계류중인 홍준표의원측이 가장 걱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洪의원측은 "재판에 정치적 고려는 없을 것" 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으름장도 잊지 않는다.

"정치보복을 하거나 다음 총선에서 표적공천을 할 경우 지역내의 거부정서도 만만치 않을 것" 이라고 주장한다.

김영삼 (金泳三) 정권에서 박태준 (朴泰俊).박철언 (朴哲彦) 의원처럼 얼마든지 해볼만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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