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경유 겸용 '농촌형 보일러' 각광…음성 연규철씨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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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 농민이 장작이나 짚 등 전통적인 땔감과 경유를 함께 쓸 수 있는 겸용보일러를 개발, 고유가 (高油價)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다.

충북음성군소이면중동4리 연규철 (延圭哲.44.농업) 씨는 요즘 기름값이 껑충껑충 뛰고 있지만 아무 걱정이 없다.

겨울철 난방비라야 10만원 정도면 충분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춥게 지내는 자린고비 생활은 아니다.

자신이 지난해 말 개발한 이른바 '농촌형 보일러' 덕분이다.

이 보일러의 원리는 간단하다.

이것은 기존의 경유보일러 옆에 아궁이와 굴뚝을 갖춘 통안에 온수배관을 통과시켜 만든 것으로 온도조절기와 공기조절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배관은 물론 기존 기름보일러와 함께 쓸 수 있도록 연결돼있다.

연료는 장작이나 폐지, 기타 공해가 덜한 가연성 생활쓰레기. 특히 짚이나 콩깎지 등 남아도는 농산부산물의 땔감 이용이 가능해 기름값 절약과 함께 농촌쓰레기 처리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延씨는 이 보일러를 놓은 뒤엔 장기간 집을 비울 때 동파방지를 위해 기름보일러를 잠시 가동할 뿐 지난 겨울을 나는 데 기름을 겨우 1드럼만 사용해 난방비를 예전의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

보일러설치비가 45만원이었으니 이미 본전을 뽑고도 남은 셈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웃에서도 너도나도 설치에 나서 지금은 1백50여가구에 보급됐다.

음성 = 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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