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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 지하철역 화장실 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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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운동도 되고 친구도 사귀고 봉사도 하니 일석삼조(一石三鳥)죠."

할아버지.할머니로 구성된 화장실 청소봉사단 '행복한 실버봉사대'의 이진용(72) 대원은 매일 청소 도구가 든 4kg의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지하철역 화장실을 누빈다. 1일 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서 만난 이씨는 걸레로 화장실 바닥을 훔치며 환하게 웃었다.

'행복한 실버봉사대'는 지난 5월 27일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서울 동대문노인복지관 회원 40여명과 함께 만든 화장실 청소봉사모임. 대부분의 회원은 한달에 한번 봉사활동을 하지만 이씨를 비롯한 할아버지 세명과 할머니 두명은 매주 두세번 빠짐없이 청소 봉사에 나선다. 이들은 청소뿐 아니라 '아름다운 화장실' 액자 붙이기, 떨어진 문 고치기, 옷걸이와 가방 놓는 곳 정리하기, 불법광고전단지 제거하기 등 깨끗한 화장실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행인들이 기분 좋아하잖아요. 이게 청소 봉사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씨는 노인복지관 사진동아리 회장을 맡으며 불결한 화장실 사진을 찍다가 봉사 활동에 동참했다. 더러운 화장실을 보고서 참을 수 없어 직접 청소에 나선 것이다.

"화장실에 낙서하는 시민도 간혹 있지만, 화장실 액자 사이에 '청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쪽지가 껴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요."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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