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임박했는데 외울 건 많고 머리에는 안 들어 가고….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일이다.
천재라도 짧은 시간 안에 어떤 사실들을 기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시각 (視覺) 을 통한 기억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아이오와대학의 스티븐 럭과 에드워드 보겔교수는 최근 실험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시각을 통한 기억력의 한계가 네 개로 조사됐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이같은 사실을 보여줬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최근호는 전했다.
실험은 이랬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종이 7~8장을 평평한 바닥 위에 던져 놓았다.
이후 10분 1초 동안 불을 켜 실험 대상 학생 (10명)에게 색종이를 보여줬다.
다시 1초 동안 불을 끄고 다시 2초 동안 불을 켜 색종이를 보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학생들에게 색깔을 물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3~4 장의 색깔만 맞췄다.
다음엔 실험을 복잡하게 하기 위해 종이의 색깔은 물론 크기와 배열 방향을 달리했다.
대신 종이의 숫자를 네 개로 제한했다.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최고 16 가지의 속성을 맞춰냈다.
2단계의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사람들은 시각을 통해 크기.색깔.방향등 낱낱의 속성을 따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체씩 통째로 기억한다" 는 결과를 얻었다.
즉 여러 개의 영어 단어가 있다면 이들을 알파벳 한자씩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별로 묶어서 기억한다는 것이다.
카네기 멜론대학의 조나단 코헨교수는 이같은 실험결과를 굉장히 흥미롭고 유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비슷한 연구를 진행중인 미국 보스턴 인근의 니산연구개발회사는 교통신호시설이나 작업장의 각종 표지등을 디자인하는데 이런 연구가 큰 도움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김창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