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아르바이트도 구직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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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IMF (국제통화기금) 시대를 맞아 아르바이트 자리도 모자라 야단이다.

16일 오후 대구인력은행 (대구중구포정동)에서 열린 '대학생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장. "다니던 회사가 최근 부도를 내 일자리를 잃었다" 는 박진모 (31.대구남구대명동) 씨는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일자리를 찾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고 씁쓰레한 표정부터 짓는다.

여론조사원.음식점 서빙등 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장엔 저학년생들은 물론 졸업을 앞두고 아직 취직자리를 구하지 못한 4학년생들과 朴씨처럼 아르바이트자리라도 구해 보려는 취업 재수생.일반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朴씨는 소개서와 이력서를 들고 판매직.광고물정비보조.주차안내요원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동아백화점.유니테크상사등 3곳에 지원서를 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崔모 (27.대구수성구범물동) 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는 "졸업생이라 취업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며 "게다가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만큼 우선 아르바이트자리라도 구해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고 인력은행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주부 김경숙 (33.대구달서구상인동) 씨는 직장생활하는 남편을 돕기 위해 파트타임 일거리를 찾아 나선 케이스. 김씨는 의류정리.판매직에 5명을 모집하는 ㈜동양컬렉션에 지원서를 냈다.

이날 행사에는 ㈜온조사연구소.동아백화점.㈜대구문구센터등 24개 업체가 참가해 여론조사.판매.홍보.사무보조.생산보조.서빙등의 직종에 모두 3백76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5배가 넘는 2천여명이 몰려 IMF시대의 구직난을 실감케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상품진열.운반직종등에 1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지원자가 몰려 20배인 2백명만 접수하고 서둘러 마감했을 정도다.

대구효가대 4년 許모 (23.여) 씨는 "같은 학과 친구들 대부분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며 "할인점의 상품진열 자리를 구하고 싶지만 이제는 직종을 가릴 형편도 아니지 않느냐" 고 말했다.

許씨는 이날 한시간에 3천원씩 주는 홈플러스의 상품진열 자리말고도 하루 3만원씩 주는 ㈜온조사연구소 여론조사원, 한시간에 1천8백원을 받는 이랜드그룹 피자몰 주문.판매직에도 지원서를 냈다.

대구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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