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하승진 30점, 치악산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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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이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하승진은 프로 데뷔 후 최다인 30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구했다. [전주=연합뉴스]

하승진(KCC·2m22㎝) 앞에서 치악산(원주 동부)은 너무 낮았다. KCC가 14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동부를 82-75로 이겼다. 하승진이 30점으로 이번 시즌 본인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종전 23점·2월 25일 KT&G전)했다. 하승진은 4쿼터에만 12점·8리바운드를 폭발시켰고 승부처인 4쿼터에서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KCC 쪽으로 가져갔다. KCC는 2승2패로 4강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

KCC는 1패만 더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에 서서 14일 경기에 나섰다. 주전 가드 신명호와 강병현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믿었던 베테랑 추승균(14점)은 이날도 동부 윤호영의 수비에 고전했다. 3쿼터까지 58-58로 팽팽했지만 KCC가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이때부터 ‘하승진 타임’이 시작됐다.

하승진은 동료들의 외곽슛이 실패하면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수비에서도 골밑에 자리를 잡고 상대의 포스트 공격을 무력화했다. 4쿼터 4분17초에 골밑 혼전 상황에서 공이 가슴팍에 덥석 안기는 행운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KCC는 이 슛으로 68-63으로 달아났다.

동부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크리스 다니엘스가 3점포를 성공시켜 70-68까지 추격했다. 그러자 하승진이 한 번 더 힘을 냈다. 하승진은 4쿼터 8분20초 골밑 공격을 하다 동부 김주성(12점·5리바운드)으로부터 고의적인 파울을 얻어냈다. 김주성이 하승진의 목을 잡아당기는 위험한 파울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승진은 고의 파울로 받은 자유투 2개를 깔끔하게 집어넣었고 이어진 공격에서 하승진의 골밑슛으로 74-68까지 달아나 승리를 굳혔다. 위기에서 빛난 하승진의 ‘원맨쇼’였다.

양팀은 16일 원주로 장소를 옮겨 챔피언결정전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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