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후보 "IMF재협상" 발언 대선 새 쟁점…국내외 비판일자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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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부 대선후보가 제기한 IMF협약 재협상 발언이 투표일 6일을 앞둔 대선의 새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재협상론은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후보가 주도적으로 제기했으며, 이인제 (李仁濟) 국민신당후보도 7일 2차 TV토론에서 저성장률.재벌해체.외국인주식투자 허용한도 등에 대해 재협상을 주장한 바 있다.

재협상론이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려 외화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파장이 커지자 김대중후보측은 11일 "협약 전체의 재협상이 아니라 분기별 추가협상때 시정하자는 것을 주장한 것" 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후보는 11일 경북 영주유세에서 "IMF구제금융으로 금융위기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소위 1년안에 경제를 살리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무책임한 재협상론으로 오히려 경제를 망치고 있다" 고 金후보를 비판했다.

조순 (趙淳) 한나라당총재는 이날 새벽 전화통화에서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표명한 우려를 공개했다.

캉드쉬 총재는 "재협상발언 등은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이러한 불신으로 자금지원이 안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한국은 외환위기는 물론 금융공황을 맞을 수 있다" 고 경고한 것으로 趙총재는 밝혔다.

그는 "재협상요구 등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상황이 있어 부득이 대선후보들의 각서를 요구했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고 趙총재는 전했다.

趙총재는 이어 "오늘 내가 만난 경제5단체장단과 21개 IMF상임이사국 대사들도 대부분 金후보 재협상요구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金후보는 조계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IMF재협상 얘기는 3개월마다 하게 돼있는 분기별 협의에서 추가로 협상하겠다는 뜻" 이라고 해명했다.

김원길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은 "재협상은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도 가능하다고 했고, 9일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도 'IMF가 한국에 내린 경제처방은 커다란 실수이며 적잖은 위험을 안고 있다' 고 지적했다" 고 반박했다.

국민신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재협상론의 파장을 고려해 '재협상' 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한이헌 (韓利憲) 정책위의장은 "재협상이라는 말로 왈가왈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단 우리쪽에서 위기수습에 최선을 다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분기별 협의를 통해 조정해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진·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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