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전투기 조종사는 미주 출신 독립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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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정) 수립 9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파일럿은 미주 한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임정은 나라를 잃었던 시절 독립 운동의 근거지였다.

임정이 1920년 2월 독립전쟁을 위한 공군 양성을 목적으로 북가주 작은 농촌마을 윌로우스(Willows)시에 전투비행학교를 설치했던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윌로우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약 143마일 떨어진 곳이다.

특히 이 전투비행학교에서는 수십 명의 미주한인 청년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조종사 훈련을 받았고 이 중 최소 2명은 임정의 독립군 비행장교로 공식 임관됐다.

1921년 7월18일 육군 비행병참위(소위)로 임명된 박희성과 이용근이 그들이다. 미주 한인이 한국인 최초의 파일럿이었던 것이다.

이 비행학교는 당시 최첨단 훈련기 가운데 하나인 '스탠다드 J-1'(Standard J-1)으로 확실시 되는 훈련기 최소 3대를 갖고 한인 청년들에게 조종.정비.무선통신.군사학 등을 교육했다.

당시 일본 정보 보고서에는 이곳 비행기가 5대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인들이 한인비행학교 비행가 양성소 사관 양성소 노백린 군단 등으로 불렀고 일본도 호국독립군 비행기학교라 칭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던 이 전투비행학교는 현재 한국 공군도 공식적으로 공군의 연원으로 자부하는 곳이다.

임정은 윌로우스 비행학교가 초기에 순항하자 중국 여러 곳으로 비행학교를 확대하고, 이들 비행학교 출신으로 대규모 공군을 편성해 독립전쟁을 치르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비행학교의 존재는 대규모 재정 지원이 있어야 설립이 가능한 것으로 당시 미국에서 부를 축척한 한인들의 헌신과 기부, 애국심을 보여주는 한인 초기 이민사의 중요한 사료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전투비행학교를 발굴 취재한 프리랜서 언론인 한우성씨는 지난 10일 “임정의 비행학교는 한국 현대사 특히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조각이자 자랑스러운 재미한인 이민사로서 한인들의 조국애와 희생과 헌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국 정부와 국회도 이 사안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가보훈처와 광복회 등 관계기관이 이 비행학교 부지와 건물 보존을 염두에 두고 조만간 현지에 실사단 파견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미주한인사회가 배출한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을 취재해 본보에 기고, 미주사회는 물론 한국에서도 김영옥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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