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 대선 대리전…각당에 의견 하루 4천통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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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선을 1주일 앞두고 컴퓨터 통신망이 온통 대선 대리전 (代理戰) 으로 달궈지고 있다.

주 이용자인 20대의 거침없는 표현과 컴퓨터 통신이라는 익명성 등이 겹친데다 각당도 경쟁적으로 통신망을 통한 홍보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당의 통신 담당자들은 매일 날아드는 통신우편을 정리해 생생한 여론을 전달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대략 한나라당에 1천~1천2백통, 국민회의에 2천여통, 국민신당에 7백여통 등 하루 4천통 꼴이다.

이회창후보의 아들 병역문제나 김대중후보의 건강논쟁, 이인제후보의 경선불복 등 뜨거운 이슈가 재연될 때에는 통신 숫자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다.

통신인들의 의견을 선거전에 응용, 재미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은 이인제후보의 경선불복 논리의 허구성을 제보받았고, 국민회의는 이회창후보에게 국정 파탄의 '절반의 책임' 을 묻도록 건의받아 각각 활용했다.

신랄한 비난의 목소리도 절반 가까이 된다.

'복면객' 들이 특정 통신망에 대거 몰려들어 특정후보를 비방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각당 관계자들이 통신망에 출연, 배후 세력설을 제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각당은 그러나 이런 부작용에도 통신망을 이용한 선거를 포기할 수 없다.

2백만명의 가입자중 대부분이 20~30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어 막판 공략계층과 일치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조만간 '한나라당' 과 '이회창' 의 사이버 캠프에 수록된 홍보물 내용을 대폭 확충하고 李후보의 메시지도 띄울 계획이다.

국민회의는 김민석 (金民錫).노무현 (盧武鉉) 의원 등이 직접 채팅에 나서고 김대중후보 메시지를 인터넷으로 녹화중계할 계획이다.

국민신당도 '젊은 이인제' 를 홍보하기 위해 투표 전날께 李후보가 출연할 계획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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