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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 5사 영업정지 금융권 반응,"정부 지원자금 좀더 화끈했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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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융권은 '5개 종금사 추가 영업정지 조치' 가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카드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또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국가 전체가 '금융공황' 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한결같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금융시장이 안정기조를 되찾을 것으로 자신하는 목소리는 아직 크게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국내금융계가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정부가 돈을 일일이 퍼 줄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오늘부터라도 살아남은 종금과 은행간에 자금이 원활하게 돌아야 한다.

살아남은 종금사들은 정부의 지원이 더 화끈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동양종금 남궁훈 (南宮薰) 자금부 차장은 "종금사가 못 막은 다음에 메울 생각을 하지 말고 아침에 콜자금을 깔아야 한다" 고 말한다.

그래야 아직 태도가 불분명한 기관들의 자금이 종금사로 유입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여전히 '자기자본비율 8%' 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또 남은 일부 종금사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은행발행 후순위채권 매입과 잔류종금사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를 1백%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다른 상황에 처한 만큼 자금지원에 나서겠다는 은행도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나라가 망한 다음 자기자본비율 8%를 유지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냐" 고 말했다.

한편 '원리금 지급보장' 에 대한 정부와 국민간의 눈높이 차를 빨리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날 생존한 종금사도 예금인출 사태 일보 직전에 도달해야 했고 영업정지를 당한 종금사와 이름이 같은 일부 금융기관들도 비슷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종금사에 묶인 돈을 즉시 찾을 수 없다는 불편함이 돈을 떼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증폭해 생기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종금사는 예치금의 '선지급 후정산' 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불안을 가라앉히지 않고는 정부대책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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