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전해림,MBC 창사특집극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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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본다는 것. 그것은 연기자들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이다.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신세대들에게 이런 '연기자로서의 삶' 은 매력적인 유혹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자기 인생도 제대로 추스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보면 다른 인생을 대신 산다는 것은 그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수많은 탤런트 지망생들이 매년 방송사문을 두드리지만 제대로 이름을 알리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단국대 연극영화과 1학년 전해림 (19) 이 이 험난한 일을 자청하고 나선데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또다른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쉽게 가시지 않는 욕망때문이다.

"폭발적이면서도 절제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강인하면서도 인내하는 여인이야말로 제가 표현하고픈 모습이죠. " 그는 아직 새내기다.

지난해 수능시험을 마치고 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에 첫 출연한 뒤 주말드라마 '파랑새는 있다' 의 초반부에 햄버거집 종업원으로 잠깐 얼굴을 내보였다.

5일 밤 방송된 MBC 창사특집 '사랑보다 더 큰 사랑' (연출 최이섭)에서 그는 장애자가 된 선배 진석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수연역을 맡았다.

우선은 학교수업에 철저하고 싶다는 그녀는 현재 친구와 함께 '바냐 아저씨' 의 대본연습에 한창이다.

학과선배가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단편영화 '메이키드 헤비' 에서 여주인공을 맡는등 착실하게 연기수업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 친구들과의 수다가 더 좋은 전형적인 10대. 스타가 아닌 연기자로서 끝까지 남고싶다는 그녀의 이상형은 고두심이다.

한국적인 한과 모성이 살아있는 강인한 여인상이야말로 천방지축 10대인 그녀가 경험해보고자 하는 '첫번째 삶' 이다.

글 = 정형모 기자.사진 =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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