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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있을 경제난 … 지구촌 시선 동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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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열린 제4차 ‘한·중·일 30인회’ 환영 만찬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이홍구 전 총리(왼쪽)를 포함한 3국의 각계 주요 인사 7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송봉근 기자]


12일 열린 환영 만찬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100년에 한 번 일어날 정도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맞아 지구촌 모든 사람이 동방으로 그 시선을 모으고 있다”며 “한·중·일 세 나라가 1000년 이상 공유해 왔던 문화적 유전자, 그 잠재적인 가능성을 살려 창조적인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능히 당면한 어려운 국면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축사를 통해 “부산은 일본 후쿠오카와 초광역경제권 형성에 나섰고, 중국의 상하이·톈진·선전 등과도 우호·협력 관계를 맺었다”며 “한·중·일 30인회가 동북아의 중심 도시 부산에서 열리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서는 한·중·일의 젊은 연주자 24명으로 구성된 ‘아시안 드림 오케스트라’가 금난새씨의 지휘 아래 3곡을 연주했다. 특히 동북아 3국의 화합을 염원하는 특별곡 ‘하나된 벗을 위하여’는 세 나라의 대표 민요를 모티브로 삼아 재미 작곡가 이호준씨가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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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연설

이홍구 전 총리
북한을 계속 국외자로 둬선 안 돼

세계가 심각한 경제위기의 파도에 휩쓸려 있다.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국제질서 창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문명의 중심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는 견해도 들린다. 한마디로 우리는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과 전략은 그런 역사적 과제에 임하는 자세로 추구돼야 한다. 이번 회의에선 금융위기 외에도 다음 두 문제에 대해 토의가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동북아 3국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다. 이에 대해서는 한·중·일 3국 간에 진지한 의견 교환과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둘째는 북한 문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있다.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관련 국이 과연 북한을 항구적 예외지대로 방치할 것인가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북한을 역사적 흐름의 국외자로 남겨둘 수는 없지 않은가. 북한도 동아시아 공동체 발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중·일 3국이 적극적으로 공동 보조를 취해야 한다.

첸치천 전 부총리
개도국‘국제금융’발언권 커져야

현재의 세계 금융위기는 단순한 주기적 파동에 따른 것이 아니다. 국제금융 시스템의 제도적 결함이 초래한 구조적 위기다. 그 위기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실물경제의 침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는 또 발전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 같은 난국을 극복할 수는 없다.

나는 이와 관련해 네 가지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각국은 우선 자기 나라의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 둘째, 각국 정부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보 교류 및 거시경제 정책상에서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위기 대처 능력을 제고시켜야 한다. 셋째, 동아시아 역내 국가 간의 경제 대화 및 협력을 촉진시켜야 한다.

끝으로 강조하는 것은 국제 통화·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평하고 공정하며, 또 효과적인 국제금융 시스템을 건설해 국제금융기구 내 개발도상국의 발언권과 대표성을 제고시켜야만 한다. 금융시스템 감독의 범위 또한 넓히고, 지구촌 차원의 금융구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카소네 전 총리
3국 중앙은행 총재 정기 협의를

지난해까지 한·중·일 30인회에서 강하게 촉구해 온 ‘한·중·일 정상회담’의 정기적 개최가 지난해 12월 드디어 실현된 것은 3국의 향후 관계 강화에 있어 큰 진보였다. 3국의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전 세계를 향한 큰 발언력이 된다.

한·중·일 3국은 먼저 통화 스와프의 규모 확대와 금융감독 시스템을 공유화, 나아가 중앙은행 총재의 정기적 협의에 의한 정보교환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구상 중인 동아시아공동체는 ‘아세안+3’의 13개국인데 여기에 인도, 호주, 뉴질랜드의 3국이 추가로 참가해야 한다는 구상도 있다. 하지만 난 여기에다 미국·러시아를 포함한 큰 경제협력기구를 구축해 이중 구조에 의한 아시아의 국제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또 4월 5일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로켓을 쏴올렸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6자회담이라는 틀도 중요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중·일 3국이 직접 만나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6자회담의 기반을 굳건히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별취재팀=유상철·한우덕(중앙일보중국연구소 기자)·김현기(도쿄특파원)·최지영·이승녕(경제부문 기자)·정용환(국제부문 기자)·김상진(사회부문 기자)·송봉근(영상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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