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복선 전철 출발역 신상봉역 이전 논란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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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의 출발역을 청량리역(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신상봉역(중랑구 상봉동)으로 옮기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경춘선의 복선 전철화 사업이 끝나는 2010년 말부터 경춘선 열차를 신상봉역에서 출발시킬 계획이라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춘천시는 승객 불편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이전 이유는 선로 용량 부족이다. 국토해양부 백승근 철도운영과장은 12일 “신상봉역~청량리역 구간은 현재 운행 중인 중앙선(서울 용산역~경기도 국수역) 전철과 화물열차만으로도 선로에 여유가 없다”며 “청량리역까지 경춘선 열차를 더 넣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경춘선 복선화 공사는 춘천에서 경춘선 노선을 따라 진행되다가 서울 인근의 갈매역(경기도 구리시) 부근에서 갈라져 중앙선 망우역과 만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춘선 갈매역~성북역 구간은 폐선돼 공원 등으로 조성된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구간은 중앙선 망우역~청량리역 사이. 이곳은 철로가 2개인 복선(複線)이지만 선로 용량이 거의 다 차 있다. 이 때문에 경춘선 수요까지 제대로 소화하려면 선로를 2개 더 놓아야만 한다는 게 국토해양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예산 확보가 만만치 않다. 철도 건설을 담당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전희광 건설사업총괄팀장은 “망우역에서 신상봉역을 거쳐 청량리역까지 선로를 더 깔려면 4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로 확장 공사를 할 때 소음으로 인한 민원과 주민 반발도 예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시는 현행대로 청량리역 출발을 주장한다. 서울시 김경호 교통기획관은 “신상봉역은 청량리역에 비해 전철이나 버스 노선 등 접근 교통망이 열악해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청량리역 출발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청량리역이 위치한 동대문구의 방태원 부구청장은 “청량리역은 서울 동북 지역의 교통 허브”라며 “경춘선을 교통이 불편한 신상봉역으로 옮겨 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원도 춘천시, 경기도 남양주시와 가평군은 아예 경춘선을 용산역까지 연장해 달라는 입장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신상봉역에서 내리면 서울 도심까지 들어가기 위해 환승을 여러 번 해야 한다”며 “이용객 편의를 위해 도심에 위치한 용산역까지 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경춘선 복선 전철화=선로가 하나인 경춘선 망우~춘천 구간에 양방향 동시 통행이 가능하도록 선로를 하나 더 놓는 사업. 총공사 구간은 81.4㎞로 사업비는 2조4500억원이며 1997년 착공됐다. 무궁화호를 기준으로 현재 서울~춘천 1시간40분 걸리던 운행 시간이 1시간 8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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