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들 “자전거는 나의 에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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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타고난 후 ‘돌아온 청춘’


올해 나이 예순셋. 믿을 수 없었다. 등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젊은 언니’는 이름은 밝히기를 꺼렸지만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자전거를 탄다”고 자랑하기 시작했다. 한번 탈 때 기본이 3시간. 젊은 사람 못지않은 운동량이다. 그 덕분인지 언니의 모습은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자전거를 타니까 다리가 좋아지고 관절염이 안 걸리니 활동하기가 편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고. 그래서 등산도 시작할 수 있었지"
자전거를 탄지 1년이 되었다는 그녀는 요즘 타고 내리기 불편한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를 더 애용한다. 집근처는 물론 시장과 은행을 갈 때도 자전거를 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자전거를 타면 콧바람이 들어와 기분이 좋다”는 그녀는 "집안에 있으면 이제 나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고, 애들처럼 자꾸 놀고 싶어"라며 웃는다.
화사한 얼굴, 날렵한 몸매, 꼿꼿한 걸음걸이. 자전거가 그 비결이란다.


■자전거 타고 “냉이 따러 가요”
사박사박. 손놀림이 바쁘다. 봄을 맞아 속속 올라오는 냉이 캐기에 여념이 없다. 그 옆에는 그녀가 타고 온 자전거가 가지런히 세워져있다.
"자전거를 자주 타지는 앉는데, 날씨도 따뜻해지고 바람도 좋고 해서 나와 봤어. 이왕 나왔으니 바구니에 냉이 가득 실어 가야지"
올해 나이 쉰둘의 ‘봄처녀’에게 “자전거로 운동을 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팔자 좋게 자전거만 매일 탈 수 있나"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날씨 좋은 날엔 가끔 이렇게 타고 나오면 좋긴 하지"라고 덧붙인다.
20분 남짓 부지런히 손놀림을 한 그녀는 냉이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자전거에 싣고 총총히 사라졌다.

글․사진/송은하 인턴기자 scall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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