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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자막의 아이디어들…관객을 지루하게 하지마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1960년대까지 엔드 크레딧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자막은 영화의 첫머리에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길디 긴 자막이라니?관객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것은 서비스정신에 어긋난다는 논리에 밀려 주요 인물만 앞에 소개하고 나머지는 끝에 나열하는 지금의 형식으로 바뀌었다.

본래 오프닝 크레딧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그것을 안보고는 영화를 볼 수 없으므로. 그래서인지 오프닝 크레딧에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자막의 형태변화,다양한 색깔·모양의 글씨체,그리고 영화의 장르와 분위기에 맞춘 자막 영상처리 기법등이 바로 그것들.

‘델리카트슨’은 지저분한 방안에 놓여진 물건 하나하나에 스태프의 이름이 써져 있다. 의상 담당자의 이름을 헝겊에 수를 놓아 보여주고 음악 담당은 깨진 레코드 판 위에 이름을 새겨넣는 식이다.

‘덤 앤 더머’는 제목의 이름값을 하느라고 일부러 ‘produced’를 ‘prod-oosed’로, ‘directed’를 ‘durected’로 쓰기도 했다. ‘스니커즈’는 ‘순무가 엘비스를 고친다(A Turnip cures Elvis)’라는 요상한 문장을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쳐스’로 변하게 만드는등 일종의 ‘암호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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