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대상 포함땐 경제에 큰 타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LG경제연구원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회의 혹은 그 이후의 협상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본 '기후변화 협약과 한국경제' 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제시된 5가지의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소개한다.

▶시나리오 1=미국의 제안대로 2008~2012년까지 온실가스 발생량을 90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을 합의할 경우. 일본이나 유럽연합 (EU) 의 제안보다 훨씬 소극적인 제안이지만 우리의 국내총생산 (GDP) 은 지난해 2백79조원에서 2010년에는 1백16조원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12년 뒤 우리 경제가 80년대 중반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에너지 사용규제가 없을 때 전망되는 2010년 GDP 6백12조원의 19%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나리오 2=2010년까지 2000년 발생량의 15%를 감축할 경우 2010년 우리의 GDP는 3백12조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규제가 없을 때의 51% 수준으로 12년 뒤에도 현재와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는 셈이다.

▶시나리오 3=2010년까지 2000년 발생량 수준으로 줄여야 할 경우 2010년의 GDP는 3백85조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비규제시의 63%에 불과하며 2000~2010년 사이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7%에 머문다는 결론이다.

▶시나리오 4=2000년 이후 2020년까지 에너지 소비증가율을 기존 전망치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일 경우 GDP는 5백15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이 규모는 규제를 안했을 때의 84%에 해당된다.

▶시나리오 5=에너지 소비증가율을 3분의 2로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일 경우 2000년 GDP는 비 (非) 규제시의 88%인 5백37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일본.유럽연합 (EU) 안은 물론이고 선진국 안 중에서도 가장 소극적인 미국안 역시 우리나라에는 도저히 적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명균 (李明均) 박사는 "우리가 어느 정도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시나리오는 4 또는 5 정도지만 이 역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시멘트.금속.정유.석유화학 등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 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연료로 바꿔나가고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