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풋볼에 한국인 혼혈아 하인스 워드 선풍…1,000야드 돌파 대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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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국혼을 지닌 흑진주' 하인스 워드 (21)가 미국 대학풋볼 역사상 아무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에 도전한다.

조지아대 4학년에 재학중인 워드는 오는 30일 (한국시간) 조지아공대와의 정규시즌 마지막경기에서 82야드 패스만 성공시키면 미국 대학풋볼 역사상 패싱.러싱.리시빙에서 모두 1천야드 이상을 기록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풋볼은 경기의 특성상 선수를 주특기에 따라 분업화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패싱은 쿼터백, 러싱은 러닝백, 리시빙은 와이드 리시버의 전유물이 됐다.

이같은 이유로 한 선수가 세부문에서 모두 1천야드 이상을 기록한 예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전인미답의 기록에 도전하는 워드는 1m83㎝.88㎏의 날쌔고 단단한 체격에 천부적인 운동감각을 지녀 공격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바꿔가며 투입된다.

워드는 러싱 (1천44야드) 과 리시빙 (1천8백63야드)에서는 이미 네자릿수를 넘어섰다.

패싱에서만 9백18야드를 기록중이다.

조지아대 짐 도넌 감독은 이미 "워드가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주전 쿼터백 마이크 보보와 번갈아 기용하겠다" 며 워드에게 쿼터백으로 뛸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워드는 지난 95년 조지아공대와의 대결에서 쿼터백으로 나서 2백42야드 전진패스를 성공시킨 바 있어 기회만 주어지면 기록수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드의 활약에 대해 국내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그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혼혈아이기 때문. 지난 76년 한국에서 태어난 워드는 생후 5개월때 조지아로 이주했고 곧바로 부모가 이혼, 루이지애나의 할아버지 손에 자란뒤 7세때 어머니 김영희 (47) 씨 품으로 돌아왔다.

그뒤 워드는 홀로 잡화점 점원을 하는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워드는 94년 포레스트파크고교를 졸업할 때 대학최강 네브래스카대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이제까지 나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 품을 떠날 수 없다" 며 조지아대를 선택했다.

내년 프로진출이 유력한 워드는 "프로에 입단, 돈을 버는대로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국을 방문하겠다" 고 밝혔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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