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시설관리 소홀…진주 신안동 롤러스케이트장 농작물 건조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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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롤러 스케이트를 즐겨 타는 金모 (10.진주S초등 4년) 군은 일요일인 지난 23일오후 친구들과 진주시신안동 남강가의 롤러 스케이트장으로 갔다가 롤러 스케이트를 타지 못하고 되돌아와야만 했다.

1천여평쯤 되는 롤러 스케이트장이 벼말리는 곳으로 변해버려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롤러 스케이트장은 진주시가 사업비 2천여만원으로 신안동 강변 1천여평에 만들어 지난 8월24일 문을 연 곳이지만 부근 농민들의 농작물 건조장으로 변해버린지 오래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갖가지 시설들이 관리소홀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계획도시 창원의 자전거 전용도로도 마찬가지. 간선도로 양쪽에 설치돼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불법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창원시는 95년부터 지금까지 28억원을 들여 반송로 (명곡광장~시청광장 3.2㎞) 를 비롯해 토월로 (시청광장~가음정네거리 3.1㎞) 등 3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창원시는 이밖에도 2003년까지 너비 12m짜리 도로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등 1백㎞이상으로 늘릴 계획. 그러나 불법주차가 계속될 경우 쓸모없는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의 자전거 전용도로도 같은 예. 대구중구청이 지난해 4월 2억원을 들여 중구 대구역앞~동인네거리 7백m구간의 도로 양쪽 인도중간에 너비 1.5m의 소형 고압블록을 깔아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 중간지점에는 공중전화부스.버스토큰판매대와 버스승객들을 위한 벤치가 놓여 있어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대구달성군이 9천여만원을 들여 올해초 만든 남구대명동 달성군청~관문독서실 (3백50m) 자전거 전용도로는 아예 자전거도로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형편. 과일.채소등을 파는 상인 수십명이 자전거 전용도로에 앉아 장사를 하는 바람에 간이장터로 변했다.

지난달 8일 전국체전기간에 맞춰 문을 연 창원종합실내수영장은 사업비 2백50억원으로 95년8월 착공, 건축면적 4천3백여평에 50m짜리 8레인규모로 지어졌다.

그러나 전국체전이 끝난 뒤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된 상태. 시민들의 이용방법을 포함한 운영조례등을 확정하지 못해 도시가스료.전기료.소독약품값등 비싼 관리비만 물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자치단체들이 비싼 예산을 들여 만들어 둔 시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 고 밝혔다.

대구.창원 = 김상진.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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