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성화재베 세계바둑 출전 이창호 9단“매머드대회서 우승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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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1m70㎝에 66㎏. 연전에 시달려 얼굴이 약간 창백한 것 말고는 건강한 모습이다.

어렸을 때 뚱뚱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창호 (22) 9단의 인상이 점점 좋아진다고 말한다.

"참 마음이 순하다.

거절할 줄을 모른다" 는 얘기도 들려온다.

마음이 순해지면 승부는 약해진다는데 이 청년의 바둑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李9단은 86년 프로에 입문한 뒤 불과 11년 동안 연간 최다승.최다연승.최연소 국내 타이틀 획득 (14세).최연소 세계 타이틀 획득 (17세) 등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세워 바둑계에선 오래 전부터 불가사의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는 세계대회에서도 최다우승 (8회) 기록을 갖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실력자다.

- 받아주겠다는 일류대학 입학을 포기한 이유는. "바둑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 CF를 끝까지 사양하는 이유는.

"어색해서 도저히 카메라 앞에 설 수 없다."

- 최근 몇달의 승률이 불가능의 선이라는 90%를 넘어섰는데, 본인도 자신의 바둑이 점점 진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가.

"처음 듣는 얘기다.

모르는 수,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장면이 너무 많다.

갈수록 어렵다는 느낌 뿐이다."

- 바둑을 통해 추구하는 최후의 단계가 있다면. "…불가능한 얘기겠지만 실수가 없는 완벽한 바둑을 한판이라도 두는 것이다."

- 결승전 첫판은 완승이었나.

"종반에 대실수를 하는 바람에 역전패의 위기를 맞았는데 고바야시9단이 놓쳤다.

사실은 위험한 한판이었다."

- 상대 고바야시 사토루9단의 바둑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바둑은 일본 스타일이라기보다 한국 스타일에 가깝다.

두텁고 공격적이며 전투가 세고 실전적이다."

- 지금까지의 전적은.

"네번 이기고 한번 졌다."

- 자신의 약점을 무엇으로 보는가.

"지금도 선생님 (조훈현9단) 하고 두면 초.중반까지는 계속 밀린다.

배울 것이 너무 많다."

- 결승전에 임하는 심회를 말해달라. "세계대회에서 여러번 우승했지만 삼성화재배나 應씨배 같은 매머드 대회에선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 반드시 그 숙원을 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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