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대 박물관,1892년 조선의 생활상 생생하게 담은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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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백여년 전인 1892년 조선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전이 열린다.

안동대 박물관은 안동대 김희곤 (金喜坤.43.사학과) 교수가 올초 미국 하버드대학 하버드.옌칭도서관에서 발견한 일어판 사진집 '조선국진경' (朝鮮國眞景)에 담긴 60여점의 사진을 오는 25일부터 석달간 박물관에서 특별전시한다.

또 한글판으로 재편집한 '사진으로 보는 1892년 조선' 이란 제목의 도록도 출간했다.

金교수는 "지금까지 조선말 사진은 적지 않게 공개되었으나 이번에 발견된 1890년 전후의 모습은 비교적 연대가 빨라 또다른 사료적 가치가 있다" 고 밝혔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서울에 주재한 일본공사관의 하야시 (林武一) 로 기록돼 있다.

1888년에 서울에 온 그는 3년여동안 조선 곳곳을 누비면서 사진을 찍어 그 중 87장으로 1892년 사진집을 냈다.

사진집이 나온 때가 갑오경장 (1884) 8년 뒤인 데다 단발령이 내려지기 3년 전이어서 조선말 복식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란 평이다.

눈길을 끄는 사진은 흰 갓을 쓴 민관 (民官) 이 인산인해를 이룬 조대비 (추존된 헌종의 아버지인 익종의 비) 의 1890년 장의행렬과 남산 일본공사관에 초대된 외교사절 모습등이다.

머리를 길게 땋은 총각과 앳띤 얼굴의 갓을 쓴 조선말 일본어학교 학생들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밖에 숭례문등 서울의 성문과 관청, 서울과 지방의 풍물, 양반과 관기등 여러 계층의 옷차림새, 그리고 제주도와 거문도.소안도등 섬들도 소개되고 있다.

안동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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