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 “따로 노는 시중·대출 금리 문제 있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백순(사진) 신한은행장은 1일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 1분기에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다.

대출금리와 관련해선 “시중금리는 내리는데 왜 대출금리는 떨어지지 않느냐는 고객들의 얘기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0.8%포인트 내렸다. 그는 “양도성예금증서(CD)로 조달한 금액의 4배를 CD금리에 연동해 대출하다 보니 조달과 운용 금리가 따로 노는 폐단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은 전체 조달비용을 감안해 정한 ‘프라임레이트’를 쓰고 있다”며 “언젠가는 이런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엔 “은행권의 배드뱅크(부실채권을 사들이는 기구) 설립 방안이 정해지면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아 배드뱅크에 출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은행간 인수합병(M&A)에 대해선 부정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이 행장은 “3년 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할 때도 겹치는 고객이 꽤 있었다”며 “국내 은행끼리 M&A를 한다면 고객 중복이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의 강점은 소매 금융에 강하다는 것”이라며 “이를 살릴 수 있는 해외 금융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의 M&A보다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신한은행은 일본 금융청의 허가를 받는 대로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해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계획이다. 지금은 도쿄·오사카·후쿠오카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