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페어플레이 정신 깨져버린 '얼음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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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내 실업아이스하키 1호팀 석탑건설이 지난 8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진 한라 위니아와의 경기에서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고의패배를 자청, 말썽을 빚고 있다.

석탑건설은 지난 3일 현대정유와의 경기에서 경기종반 신우삼이 현대 이창석의 코를 가격해 퇴장과 함께 5게임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으며 패했었다.

그러나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석탑건설 선수들은 1주일 뒤 한라와의 경기에서 경기시작 40여초동안 링크에서 꼼짝도 않고 서있는 무언의 항의를 했다.

영문을 모르는 한라는 허수아비처럼 서있는 석탑선수들을 상대로 4골을 집어넣었다.

급기야 본부석의 회장단이 경기를 중단시키며 꾸짖자 석탑선수들은 몸을 움직였고 결국 13 - 1로 대패했다.

이날 사태는 석탑사령탑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석탑건설은 지난 93년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한다' 는 명분아래 팀을 창단했으나 이후 크고 작은 말썽을 빚어왔다.

세계선수권대회의 국가대표파견도 거부한 전력이 있고 몽고계선수를 '고려인 5세' 라고 속여 출전시키려다 다른교포선수들의 출전길까지 막는 몰염치한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 합숙하던 호텔비용을 제때에 지불하지 않아 다른팀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등 납득할 수 없는 구단운영을 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사건이 발생한지 나흘이 지났음에도 석탑건설의 행위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팬을 우롱한 석탑건설의 행위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마땅할 것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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