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애로사항 풀어드려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右)이 중소기업 생산현장을 찾아가 기술 애로사항을 상담해 주고 있다.

중소기업은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아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고 싶지만 박사급 연구인력을 채용하기가 버겁다. 또 각종 경영자문도 받아 보고 싶지만 엄청난 자문료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그러나 곳곳에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가 있다. 최근 중소기업에 좀 더 다가선 밀착형·맞춤형 지원제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 애로 해결사=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경원은 얼마 전 수입한 계측장비의 개조를 상담하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기술지원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자체적으로 생산한 제품을 정확하게 계측하기 위해서는 장비를 바꿔야 했다. 행여 고가 장비에 손상이 갈까, 측정치에 대한 공식인증은 가능할까 등 고민이 많았다.

생산기술연구원 호남권기술지원본부의 광응용부품지원센터가 기술자문에 나섰다. 현재는 어느 정도 개조의 방향을 잡았다.

경원의 남성협 과장은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의 상세한 상담에 도움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적극 콜센터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기술연구원이 올 1월부터 운영 중인 콜센터에 중소기업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080-9988-114를 누르면 중소기업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애로사항을 상담해주고 효율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준다.

생산기술연구원은 무료상담을 통해 인력과 장비·정보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반적인 기술자원을 제공한다. 콜센터를 운영한 지 3개월 만에 상담건수가 300여 건을 넘어섰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이 가운데 절반(150건)에 대해 고충을 해결해 줬다.

생산기술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중소기업 지원 전문 연구기관이다. 주조·금형·열처리 등의 생산기반기술을 비롯해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실용화 기술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나경환 생산기술연구원장은 “중소기업이 불황을 이기기 위한 가장 큰 무기는 기술력”이라며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발굴하고, 전문 연구원을 현장으로 파견해 밀착 지원하는 현장애로기술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수출 지원하는 ‘바찾사’=중소기업이 위기 극복을 위한 활로를 수출에서 찾고 있지만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은 만만치 않다. KOTRA는 최근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돕기 위해 ‘바찾사(바이어를 찾는 사람들)본부’를 신설했다.

‘바찾사 본부’는 72개국에 위치한 97개 해외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를 통해 새로운 바이어 발굴을 전담한다. 국내에서는 30명의 수출 전문위원을 동원해 바이어와 국내 수출 중소기업을 연결해 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KOTRA 직원에게 전담 중소기업을 배정하고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는 ‘홈닥터 본부’도 만들었다. 기존 해외 거래처가 막힌 경우 해당 기업에 대체 시장을 추천해 주는 ‘맞춤형 상담지원 본부’도 운영한다.

◆밀착형 경영·노무행정 자문=대기업에 비해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경영이나 노무행정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중소기업청은 이런 기업을 위해 ‘대기업 퇴직인력 경영자문단(K-SCORE)’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퇴직 인력을 중소기업 현장에 투입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전문 인력을 해당 기업 현장에 파견해 정부 지원금 한도 내에서 경영 자문을 한다.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노동행정 종합컨설팅’ 사업도 현장 밀착형 서비스다. 노무 문제를 상담하고 싶은 중소기업이 관할 노동관서에 전화나 팩스로 신청하면 노동행정종합컨설팅 지원팀이 기업을 방문해 ▶근로계약서 작성 ▶임금·수당체계 설계 ▶작업환경 개선 등 고용·노동행정과 관련된 애로와 고민을 무료로 상담해 준다.

최근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감독원·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과 주요 은행도 금융애로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