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신한국당 탈당에 반기는 국민신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신당은 7일 김영삼대통령의 탈당을 크게 반겼다.

이 조치로 '청와대의 신당 지원설' 이 사라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만섭 (李萬燮) 총재등 신당의 고위당직자들은 "대통령이 엄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 이라며 청와대측 만큼이나 열심히 '대통령의 중립의지' 를 강조했다.

'신당 = YS당' 이라는 의심과 의혹을 털어버리기 위해서 그랬다.

이인제 (李仁濟) 후보도 직접 나섰다.

전국직능단체연합회 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당을 보고 'YS신당' 이라고 하는데 金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정계에서 떠날 것" 이라며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유언비어를 마구 날조하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는 대한민국의 앞날에 가망이 없다" 고 말했다.

李후보와 李총재는 "이제 헐뜯고 모략하는 일은 그만두고 정책대결을 벌이자" 고 호소했다.

金대통령의 탈당을 분위기 반전 포인트로 삼겠다는 의도 때문인지 신당에선 유난히 정책대결이 강조됐다.

李후보의 행보도 여기에 맞춰졌다.

상대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삼가는 대신 경제와 민생을 살피는데 열심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을 짰다.

7일 직능단체 대표.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벤처기업 (안양 기산전자) 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신당의 이런 몸부림이 효과를 거둘지 아직 속단키 어렵다.

金대통령의 탈당을 공평한 대선관리를 위한 충정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는 아직 확실하게 형성되지 않은데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갑자기 공격을 멈출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당에선 "金대통령이 마음놓고 신당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 아니냐" 며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신당도 이런 시각의 확산을 걱정하는 눈치다.

金대통령이 신한국당총재일때 총재비서실장을 지낸 박범진 (朴範珍) 의원이 신당의 사무총장이 된 것과 관련해 또다른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그럼에도 신당은 청와대 지원설이 계속 나올 경우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향후 공격소재가 이것이라면 사안별로 고소.고발하는등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학원 (金學元) 대변인은 "터무니 없는 중상모략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책을 강구하겠다" 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