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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반란은 없었다 … 삼성화재 챔프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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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대결은 노련미와 패기의 싸움으로 압축됐다. 매 세트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삼성화재의 노련미가 대한항공의 패기를 잠재웠다.

삼성화재 안젤코(右)가 대한항공 선수 3명의 블로킹 벽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34점을 올린 안젤코의 활약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인천=뉴시스]


정규리그 2위 삼성화재는 29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배수진을 친 대한항공(3위)에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프로 출범 이후 5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다음 달 5일 천안에서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전 “노장 선수들이 많아 체력이 걱정이다. 오래가면 우리가 불리하다. 특별한 작전은 없고 선수들이 워낙 경험이 많은 만큼 믿고 맡기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감독의 믿음에 승리로 보답했다. 특히 서른세 살 동갑내기 최태웅·석진욱(6점), 손재홍(9점)의 활약이 돋보였다. 세터 최태웅은 안정된 토스로 팀을 이끌었고, 석진욱·손재홍은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들이 물꼬를 터놓으면 ‘크로아티아 해결사’ 안젤코(34점)의 스파이크가 불을 뿜었다.

높이가 좋은 대한항공은 블로킹 수에서 19-10으로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17-20의 위기에서 대한항공은 높이를 활용해 저항했다. 김학민·김형우·칼라의 연속 블로킹에 이어 안젤코의 공격 범실로 21-2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당황했고, 몸은 무거워 보였다. 특히 오른쪽 새끼 발가락 부상을 당한 안젤코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엔 삼성화재 센터 신선호(8점)가 빛을 발했다. 신선호는 칼라의 공격을 잇따라 막아내며 다시 22-21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 번 연속 블로킹을 당한 칼라는 흥분한 상태에서 다시 공격을 시도했으나 안젤코에게 막혔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 신선호는 속공을 상대 코트에 내리꽂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막판 단조로운 공격과 범실로 자멸하며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다.

창단 이후 13번째로 결승전에 올랐다는 신 감독은 챔프전에 대해 “현대는 높이나 백업 등 객관적 조건에서 낫지만 우리는 현대와 맞붙으면 좋은 경기를 한다”며 “휴식 기간에 계룡산을 한 번 더 가야할지 모르겠다. 계룡산에 갖다 온 뒤 한번도 진 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KT&G에 세트스코어 3-1로 역전승을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다음 달 4일 GS 칼텍스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인천)을 펼친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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