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교수님 모시자…기업·연구소서 모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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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문직업인, 연구소 고급두뇌를 겸임교수로 초빙하자. "

깊은 불황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대학가에 산업체.연구소등의 실무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인 겸임교수 모시기가 성행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3일 일간지에 98학년도 신입교원 초빙공고를 내며 광고학.건축설계등 20명의 겸임교수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미 단국대는 행정.시각디자인등 35개 분야에 50여명을, 경희대는 20여명의 겸임교수를 모집중이다.

성결대.경성대도 직장인 겸임교수 모집에 나섰으며 홍익대.이화여대등 10여개대는 겸임교수 채용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겸임교수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고임금과 취업난 타개의 일석이조 (一石二鳥) 효과 때문이다.

단국대 유재주 (柳在主) 교무과장은 "기업체등에서 초빙된 겸임교수는 실무에 밝아 현장감있는 교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당기업의 취업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졸업생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50여명의 겸임교수를 두고 있는 서울산업대는 겸임교수 10여명이 관련기업체들에 학생들을 추천하거나 동문 기업인들을 찾아가는등 열성을 보여 30여명의 학생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겸임교수는 대학의 재정난 해소에도 효과적이어서 1주에 3시간 강의하는 겸임교수가 받는 강의료는 40만~50만원선. 결과적으로 전임교수 1명 채용에 드는 비용으로 5~6명의 교수 확보가 가능한 셈이다.

겸임교수가 주당 3시간을 강의할 경우 3명의 겸임교수가 1명의 전임교수로 계산돼 적은 비용으로 '교수확보율' 도 높이고 있다.

현재 겸임교수 확보에 나선 대학들이 밝힌 자격기준은 거의 국가기관.연구기관.산업체에 재직중인 해당분야 실무자들로 박사학위등 학력제한은 없으며 해당분야 3년이상의 경력과 '소속기관장의 허락' 이 요건. 초빙분야는 경영학.연극영화.산업공학.신문방송학.의류학.화학등 다양하다.

이같은 겸임교수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올 1학기부터로 교육부가 대학의 실무위주 교육을 권장하며 겸임교수를 '교수확보율' 에 포함시킨 것이 촉진제가 됐다.

부산대.충북대등 20여개 지방대가 앞장서 전남대의 경우 의대.공대를 중심으로 81명의 겸임교수를 채용하는등 전체교수의 20%를 겸임교수로 확보했다.

한편 연세.고려대등 일부 대학은 겸임교수 채용에 신중한 입장이다.

고려대 배종대 (裵鍾大) 기획처장은 "이론교육을 보충하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적은 돈으로 교수인력을 확보하는 편법으로 사용될 소지도 있고, 또 겸임교수들의 강의능력도 검증돼야 한다" 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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