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설단체, 인터넷에 한국비방 전자우편 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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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국과 한국인을 비난하며 한국인의 무비자 미국 입국을 반대하는 내용의 전자우편이 미국의 한 사설 단체에 의해 인터넷과 미국내 PC통신에 대량으로 발송돼 국내 네티즌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단체는 사기.뇌물이 한국사회의 일상적 업무절차라고 주장하는등 한국과 한국인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고 있으나 단체의 소재조차 불분명해 관계기관에선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패한 한국인들을 비난하는 미국 영어교사들 (AETACK:American English Teachers Attacking Corrupt Koreans)' 라는 한 사설단체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한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No Visa Waiver For Korea!' 란 제목의 전자우편을 무더기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이 편지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영어교사들과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오해와 편견, 그리고 잔혹한 행동 등에 비춰 한국인들은 무비자 입국이라는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한국 경제는 빚더미 속으로 무너져가고 있다.

한국인들은 더 이상 쓸 돈도 없고 그로 인해 신용카드의 채무 불이행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 이라고까지 혹평했다.

이 단체는 인터넷뿐 아니라 미국 최대의 PC통신 아메리카온라인 (AOL)가입자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이같은 편지를 발송하고 있다.

AOL을 이용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PC통신 하이텔.천리안 등에 이 편지를 공개하자 국내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PC통신 이용자는 이 편지의 인터넷 주소를 추적해 집단적으로 항의편지를 보내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통신위원회 이상직 (李象稙.변호사) 재정과장은 "인터넷상의 잘못된 정보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어 명예가 훼손되면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발신인을 찾아 소송을 낼 수 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PC통신 이용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사회 곳곳의 부정부패 등에 대해선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고 자성론을 제기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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