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두 배로 … ‘정권교체 효과’ 톡톡히 본 한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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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나라당 의원들의 후원금 총액이 두 배로 늘었다. 정권교체로 여당이, 그것도 172명의 거대 여당이 된 효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08년 국회의원 299명(의원직 상실자 포함) 후원금 모금 내역을 보면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정치자금 총 모금액은 2007년 208억원에서 92.1%가 늘어난 400억원이었다. 의석 증가율(34%, 128→172명)을 상회한다. 민주당(84명)의 경우 의석은 사실상 반토막 났지만 후원금 총액은 5억원이 주는 데 그쳤다. 후원금에선 한 사람이 두 사람 몫을 해낸 셈이다. 민주노동당은 10억원, 신생 정당인 자유선진당이 27억원, 창조한국당·친박연대는 각각 2억5000만원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회의원 299명의 전체 후원금 모금액도 2007년 414억원에서 53%가 증가한 634억원이었다. 이는 역대 후원금 모금액 가운데 최대치다. 직전 기록인 16대 대선이 치러진 2002년(575억원)보다 159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대선·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에는 지역구 의원들은 평년의 두 배인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총선이 있던 지난해 3억원 모금 한도를 넘긴 국회의원만도 55명이었다. 한나라당 의원이 37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민주당은 15명, 무소속이 2명이었고,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의원이 유일하게 모금 한도를 넘겨 3억2200여만원을 거뒀다.

정당별 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도 한나라당이 2억3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이 2억1400여만원, 민주노동당이 자유선진당보다 많은 2억여원을 기록했다. 1인당 모금액은 2007년에도 한나라당(1억6500여만원)이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1억2351만원)을 훨씬 앞섰다. 지난해 후원금 대부분은 4·9 총선일 이전에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의원 모금액 1위 올라=개인별 모금액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억6183만원으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거뒀다. 박 전 대표는 2007년에는 3억1000만원으로 이인기 의원에 이어 2위였다. 이어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3억6015만원으로 2위,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3억4569만원으로 3위였다. 서상기 의원은 무려 2만3038건의 ‘개미 기부’를 받아 기부 건수로 1위였다. 건당 1만5000원꼴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5528건, 3억1798만여원), 이화수 의원(3191건, 3억 2927만여원)과 민노당 권영길 의원(3113건, 3억 2293만여원)도 개미군단의 도움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원희목 의원의 경우 1015건의 기부를 받아 건당 기부액이 15만7000원이었다. 모금액 순위에서는 30위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건당 기부액은 128만원으로 2위였다.

정효식·선승혜 기자

◇27일자 10면 '후원금 두 배로…정권교체 효과 톡톡히 본 한나라' 제목의 기사에서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의 후원금 기부 건수와 건당 기부액을 각각 65건, 246만원에서 1015건, 15만 7000원으로 바로잡습니다. 중앙선관위는 회계 프로그램 입력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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