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지도부 5인 회동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꼬일대로 꼬인 신한국당내 상황의 갈래를 풀기 위한 최고지도부의 1일 회동은 '긴장' 그 자체였다.

이회창총재.이한동 (李漢東) 대표와 김윤환 (金潤煥).김덕룡 (金德龍).박찬종공동선대위원장은 '단합' 이라는 결론을 도출했지만 미묘한 시각차는 여전, 앞길을 가늠키 어려운 상태다.

이 자리에선 반DJP연대, YS - 李총재 갈등수습등 쟁점을 둘러싸고 뼈있는 얘기가 오갔다.

모임을 요구했던 김덕룡.박찬종위원장이 주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윤환위원장은 李총재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며 균형을 맞췄고 李대표는 원론적 언급으로 말을 아꼈다.

김덕룡.박찬종.김윤환위원장, 李대표, 李총재순으로 발언이 이어졌다.

김덕룡위원장이 "나의 반DJP연대 얘기는 우리당 만으로는 정권창출이 어려우니 세를 결집하자는 것" 이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우리당을 중심으로 하자는 것. 이인제후보나 후보교체는 절대 안된다" 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네탓이다' 보다 '내탓이다' 고 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며 "문민정부 단절선언등 당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李총재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 고 요구했다.

박찬종위원장은 "무엇보다 총재와 명예총재의 갈등이 해결돼야 한다" 고 지적했다.

그는 "확대 구당 (救黨) 회의를 소집, 갈등을 풀라" 고 주문하면서 "당내 민주계들을 내보내면 무엇을 갖고 표를 모으겠느냐" 며 탈당을 방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윤환위원장은 "경선에서 뽑은 후보를 포기하면 정당존립의 가치를 잃게 된다" 고 사실상 반DJP연대론에 쐐기를 박았다.

金위원장은 그러나 "명예총재와 총재가 대결하는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며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한동대표는 "당원들 사이에 후보의 지지율 저조로 패배의식이 퍼져있는 게 가장 급한 문제" "지금부터 뛰면 된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고만 언급하고는 본론은 슬쩍 피해갔다.

한 참석자는 "최근 이만섭 (李萬燮) 전의원이 우리당 의원 20여명을 차례로 만나 이인제당으로 가자고 하고 있다" 고 성토한 뒤 李총재의 '포용력' 을 주문했다.

묵묵히 듣고있던 李총재는 "김덕룡위원장이 주장하는 반DJP는 우리당이 중심이 되자는 순수한 뜻이라는 걸 잘 알지만 소수인사들의 경우는 내심 이인제씨를 염두에 둔 반DJP연대를 주장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떳떳하고 당당한 후보로 대선에 전력할 것" 이라며 후보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YS와의 관계개선 모색에 대해 李총재는 "나도 그런 얘기를 듣고 있다" "잘 생각해 보겠다" 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