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백로 떼죽음은 살모넬라균 탓…경남대 민병윤교수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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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12일을 전후해 경남 거제에서 떼죽음한 백로의 사인은 농약등 독극물을 먹어 체내 면역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살모넬라균에 의한 전염성 질환에 걸렸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의 의뢰를 받고 백로 떼죽음의 원인을 조사해온 경남대 민병윤 (閔丙允.환경보호학과) 교수는 29일 죽은 백로 4마리의 체세포를 분석한 결과 BHC.DDT등 유기염소계 화합물과 농약성분이 보통 백로보다 2배 정도 높게 나타났으며 살모넬라균도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BHC 2.65PPM, DDT 1.97PPM등으로 나타났으며 이같은 수치는 지난 81년 조사한 보통 백로의 BHC 1.0PPM, DDT 1.25PPM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閔교수는 이처럼 유기염소계 화합물과 농약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체내 면역기능을 무너뜨려 쇠약한 상태에 있던 백로들이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먹이를 먹고 집단전염병을 일으켜 떼죽음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閔교수는 "떼죽음 당한 백로들은 이미 동남아로 떠난 다른 백로보다 1개월 늦은 지난 7월말~8월초 사이에 부화한 어린 백로들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살모넬라균에 감염되기 쉬웠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閔교수는 "계속된 가뭄으로 논물이나 저수지의 유기염소계 화합물 농도가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어린 백로들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며 "그러나 어디서 감염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閔교수는 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일본 에히메 (愛媛) 대학 환경화학연구실에 직접 시료를 갖고 가 분석했었다.

◇ 살모넬라균이란 = 사람과 포유류.조류등의 장에 주로 기생하는 병원성세균으로 5백여종이 있다.

잘 알려진 티푸스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며 파라티푸스는 주로 식중독을 일으킨다.

갈리나룸은 조류티푸스를 일으킨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구역질.설사.구토등의 증세를 일으키며 죽음까지 이르게 된다.

거제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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