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 노조 채권은행 업무방해…온종일 입·출금 반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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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 아시아자동차 노조는 채권은행단의 회사 법정관리 신청에 항의, 29일 오후 노조원들이 2개 채권은행의 8개 지점.출장소에 몰려가 집단으로 예금계좌 개설과 동시에 해약하고 입.출금을 반복하는등 시위를 벌여 은행업무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아시아자동차 노조관계자는 "부도유예 이후 정부의 각종 지원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채권은행의 실제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항의표시로 노조의 결정에 따라 '예금투쟁' 에 나서게 됐다" 며 "법정관리에 주도적으로 나선 은행의 지점을 선정, 합법적 투쟁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기 위한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원 1천5백여명은 이날 오후2시30분쯤 회사 통근버스를 이용해 광주시내 제일은행과 산업은행의 8개 점포에 1백~3백여명씩 몰려갔다.

노조원들은 각 점포 예금창구에서 1천~1만원씩 입금하고 신규통장을 개설한뒤 곧바로 해약하거나 입.출금을 반복하는등 은행 마감시간까지 집단행동을 계속했다.

이같은 사태로 제일은행 광주.광주동.광산지점, 화정.백운.문흥출장소와 산업은행 광주지점.충장로출장소등 2개 은행의 8개 점포가 사실상 업무마비 상태를 빚었다.

광주시광산구우산동 산업은행 광주지점에는 이날 1백50여명의 노조원이 몰려 1층 객장을 차지하는 바람에 일반예금.대출.상담등 업무를 보지 못했다.

평소 일반인들의 대기시간이 5분이내인 이 은행은 3개 예금창구중 2개를 노조원을 위한 별도창구로 할애했으나 일반인들과 노조원들이 구분없이 창구로 몰려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광주시금남로1가 제일은행 광주지점도 이날 2백여명의 노조원이 몰리자 카드.외환업무를 하는 3층 객장으로 안내해 카드.외환업무가 이뤄지지 못했으며 일부 노조원들은 1, 2층 객장에서 입.출금을 하는 바람에 손님들이 장시간 대기하며 항의하는 사태가 잇따랐다.

산업은행 광주충장로출장소 관계자는 "40여평의 창구에 노조원 2백여명이 집단으로 몰려와 출입구까지 북새통을 이뤄 되돌아가는 일반고객이 많았다" 며 "마감시간까지 대기하며 예금을 해약하며 고의로 업무를 방해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해당 은행점포에 7개중대 7백여명의 병력을 비상대기시켰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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