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중국,인구억제책 완화조짐…노동력 부족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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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중국의 강력한 인구억제정책이 일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완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상하이 (上海) 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해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반면 노령인구는 증가해 도시의 노동력이 부족해질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1가정 1자녀' 와 같은 강력한 인구억제정책으로 인해 한때 중국에서의 산모의 출산율은 1인당 1.9명을 기록, 프랑스.이탈리아와 같은 선진국과 같은 수준을 이루기도 해 정책상으로는 성공을 거둔듯 했지만 이는 많은 부작용을 남겼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노령인구 비율은 급속히 증가해 상하이의 경우 인구의 17%가 60세를 넘긴 노인들이며 이러한 비율은 2000년경에는 25%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인구통계학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전체 중국인 4명중 1명은 노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젊고 활동적인 노동인력이 많이 필요한 중국경제에 이러한 인구구조는 곤란한 문제다.

일부에서는 농촌인력을 도시로 이주시켜 부족한 인력을 메우면 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러한 강제적 조치는 농민들에게 이질감과 지역감정만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정부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인구를 도시로 이주시킨다는 생각은 아예 않기 때문에 현실성도 없다.

최근 국가계획생육위원회 관리들은 일부 도시의 외동으로 자란 부부를 중심으로 조용히 2명의 자녀를 가질 것을 권장하고 있다.

'1가정 1자녀' 정책하에서 태어난 5천만명의 아이들은 이제 2자녀를 가질 것을 권유받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에 사는 선물거래인 항지강 (28) 과 그의 아내 선린은 이러한 정책을 반기고 있다.

그는 아내와 자신이 모두 외동으로 자랐기 때문에 아이들까지 외롭게 자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이들에겐 형제.자매가 많은 것이 정서적으로 좋다" 며 "아내가 지금 임신중인 첫아이를 낳고나면 또 아이를 가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물론 상하이의 한 백화점에서 일하는 왕홍웨이 (23.여) 처럼 외동으로 자랐지만 "한 명이상 낳을 경우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것" 이라며 한 자녀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정부가 도시지역에서 최근 펼치고 있는 2자녀 갖기 운동이 어떠한 인구통계학상의 변화를 가져올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인구가 과거보다 크게 증가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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