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하이서 티베트인 수천 명 독립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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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티베트인 수천 명이 독립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올 들어 일어난 티베트 독립시위 중 최대 규모다.

승려 100여 명이 체포됐고 추가 시위와 유혈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공안당국은 티베트와 칭하이성에 주둔하고 있는 7만여 명의 군과 경찰병력에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추가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홍콩의 빈과일보에 따르면 칭하이성 궈뤄(果洛) 장족 자치주에 위치한 한 사찰에서 21일 오후 승려 한 명이 게양돼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찢고 티베트기를 게양했다. 현지 경찰은 그를 체포하기 위해 출동하자 그 승려는 곧바로 사찰 부근 강에 몸을 던졌다. 경찰은 강 주변을 수색하고 있으나 승려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고 신화사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사찰을 수색해 수십 개의 티베트기와 독립 주장 홍보물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이에 항의한 2000여 명의 현지 장족 주민들과 승려들은 이날 오후 7시쯤 부근 파출소를 에워싸고 ‘티베트 독립’ ‘티베트 승리’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이 압수해 간 티베트기와 독립 홍보물 등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 현지 한 주민은 시위대가 파출소를 에워싸고 현지 경찰과 정부 관리들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10여 명이 부상당했다. 현지 공안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100여 명이 자수하거나 체포됐는데, 시위 주동자 10여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귀가시키거나 무혐의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티베트 망명정부 측은 22일 전날 시위자가 모두 4000여 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3월 티베트 독립시위 이후 지금까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 또는 구금된 티베트인은 모두 5600여 명에 이르며 현재도 1317명이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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