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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5인의 생가풍수…조순, 음양의 조화이른 가상의 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조순후보의 생가는 강원도강릉시구정면학산리 (鶴山里) 다.

백두대간의 허리부분인 대관령을 넘어 강릉시내로 들어가 남대천을 건너 관동대학을 지나면 구정면과 만난다.

구정면 여찬리를 지나면 '왕고개' 가 나오고 이 고개 너머가 학산리다.

예부터 강릉지역에는 살아서는 모.학산이고 죽어서는 성산이라고 해 모산 (母山) 과 학산 지역을 일급 양택지로 꼽았다.

모산은 강릉의 안산 (案山) 으로 학산의 수구 (물빠지는 곳)에 해당한다.

고려조에 오늘날 수상급인 평장사를 수대에 걸쳐 배출해 평장동이라고도 불린다.

이에 반해 학산은 신라말 범일국사 이외에 아직까지 큰 인물을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학산이란 말이 상징하듯 고고한 문인.학자를 수없이 길러내고 있다.

조후보의 생가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정면 (邱井面) 이란 이름과 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의 이름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관령에서 강릉으로 내려오는 오른편으로 웅장한 문필봉들이 줄을 서고 있다.

대관령 하행휴게소 옆의 능경봉을 시작으로 제왕산 (帝王山).오봉산.왕제산 (王帝山).정봉 (鼎峰) 이 그것이다.

이들 산들은 오른편에 남대천을 활등처럼 끼고 내려와 구정면 일대를 밖에서 감싸안는다.

다시 구정면은 남쪽에 칠성대 (산) 를 관국주산 (管局主山 : 판을 주관하는 산) 으로 하여 주위에 만덕봉 (萬德峰).망기봉.망덕봉 (望德峰).갈미봉.칠봉산 등에 둘러싸여 있다.

구정이란 하늘의 28수 (宿 : 별자리) 가운데 남방을 주관하는 첫 별자리 정성 (井星)에서 따온 이름이다.

흔히 북두칠성이라고 부르는 북쪽의 일곱별자리에 맞서 남쪽하늘을 주관하는 남두칠성이 바로 구정면에 내려앉아 있는 것이다.

굳이 풍수용어로 설명하자면, 지상의 모든 산들은 하늘에 있는 별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그래서 산봉우리를 성봉 (星峰) 이라고 부른다.

사실 여기까지 설명하면 굳이 조후보의 생가터를 더 이상 들먹일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지리적으로 조후보의 기세가 단연 뛰어나다.

강조하건대 이는 여론의 추이와는 다른 지리적 입장일 뿐이다.

조후보의 생가터는 칠성대의 오른쪽 맥이 길게 목을 뻗어 북쪽으로 올라와 서향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형국은 칠성낙지격 홍학하전형 (紅鶴下田形 : 붉은 학이 밭에 내려앉는 모양) 이다.

학의 긴 목이 상징하듯 구정면 일대의 금광 (金光) 평야에서는 돌출돼 있다.

평지가 양이라면 돌출된 곳은 음이다.

집터를 찾는다면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이런 곳을 우선 택한다.

서향의 집터는 계절적으로 결실의 시기를 뜻한다.

때론 중도좌절의 비운을 겪기도 하지만 봄과 여름의 계절을 어떻게 지나왔는가가 그 결과를 말해준다.

현재 생가터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원래 생가는 ㄷ자형의 전통한식 기와집이었다고 한다.

대문은 서쪽으로 내 본채의 안방 북동방위와 서사택으로 균형을 취했다고 전한다 (鄭義淏씨 증언) .이런 경우의 주택을 연년택 (延年宅) 이라 한다.

연년택은 영웅호걸을 배출하고 다자부귀 (多子富貴) 를 겸전하는 가상 (家相) 이다.

집 앞으로 흐르는 개천은 집터를 안고 돌고, 물 빠져나가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재물도 단단함을 뜻한다.

개천 너머 안산은 구정리에서 장현저수지까지 관복에 두르는 옥대사 (玉帶砂 : 사란 산을 뜻함) 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무십전 (地無十全 : 완벽한 땅은 없다는 뜻) 이라. 작은 도로가 큰 길로 변해 앞에서 자동차 바람을 올고 다가오니 그 바람을 지금 사람은 피하기 어렵구나.

최영주 <편집위원·풍수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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