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재진으로선 처음으로 최근 대덕연구단지내 한국기계연구원 시험선로에서 상용모델의 자기부상열차에 시승한 소감은 "마술 돗자리가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UTM - 01'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1호기라는 뜻) 은 출발부터가 여느 교통수단과는 크게 달랐다.
'덜컹' 하는 소리도, 출발로 인한 반동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UTM은 사뿐히 뜨자마자 비스듬한 곡선선로를 휘감아 돌더니 이내 직선선로 위를 달렸다.
곡선선로에서 직선선로로 변한 것도 주변의 풍광이 변하는 것을 보고 짐작할 수 있을뿐이었다.
동승한 김인근 사업단장은 곡선선로에서 직선선로로 변할때 15CNA가량의 거대한 분기기 (分岐機)가 작동했다고 설명했지만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분기기는 일종의 이동식 선로장치로 자기부상열차의 궤도가 변할 때마다 작동된다.
출발한지 1분쯤 지나자 UTM이 서서히 속도를 더해갔다.
그러나 속도는 최고 40㎞서 더 나갈 수 없었다.
총길이 1.1㎞의 짧은 타원형 시험선로의 한쪽끝에 열차가 벌써 다다랐기 때문이다.
차는 후진을 시작했다.
정상적인 자기부상열차라면 앞뒤에 다 기관차격인 조종실이 갖춰지겠지만 열차가 한대뿐이라서 운전자인 이종성 (현대정공 기술연구소) 씨가 뒤쪽을 감시하도록 설치한 모니터를 보고 열차를 몰았다.
열차는 60~70도 각도로 꺾인 곡선선로를 후진으로 달렸다.
혹시 선로를 이탈하지나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레일을 감싸도록 설계된 안전장치 (가이던스)가 있어 탈선하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곡선선로를 지나 4~5도쯤 내리막길을 달리더니 이내 오르막을 가볍게 올랐다.
타원형 궤도의 다른 한 쪽 끝에 다다른 열차는 다시 전진운행을 하며 기지에 몸을 박았다.
불과 5분도 채 못되는 '부상 (浮上) 여행이었지만 미래형 열차를 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덕연구단지 = 김창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