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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개발 자기부상열차 시승기…출발충격 없고 오르막 쉽게통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국내 취재진으로선 처음으로 최근 대덕연구단지내 한국기계연구원 시험선로에서 상용모델의 자기부상열차에 시승한 소감은 "마술 돗자리가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UTM - 01'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1호기라는 뜻) 은 출발부터가 여느 교통수단과는 크게 달랐다.

'덜컹' 하는 소리도, 출발로 인한 반동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UTM은 사뿐히 뜨자마자 비스듬한 곡선선로를 휘감아 돌더니 이내 직선선로 위를 달렸다.

곡선선로에서 직선선로로 변한 것도 주변의 풍광이 변하는 것을 보고 짐작할 수 있을뿐이었다.

동승한 김인근 사업단장은 곡선선로에서 직선선로로 변할때 15CNA가량의 거대한 분기기 (分岐機)가 작동했다고 설명했지만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분기기는 일종의 이동식 선로장치로 자기부상열차의 궤도가 변할 때마다 작동된다.

출발한지 1분쯤 지나자 UTM이 서서히 속도를 더해갔다.

그러나 속도는 최고 40㎞서 더 나갈 수 없었다.

총길이 1.1㎞의 짧은 타원형 시험선로의 한쪽끝에 열차가 벌써 다다랐기 때문이다.

차는 후진을 시작했다.

정상적인 자기부상열차라면 앞뒤에 다 기관차격인 조종실이 갖춰지겠지만 열차가 한대뿐이라서 운전자인 이종성 (현대정공 기술연구소) 씨가 뒤쪽을 감시하도록 설치한 모니터를 보고 열차를 몰았다.

열차는 60~70도 각도로 꺾인 곡선선로를 후진으로 달렸다.

혹시 선로를 이탈하지나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레일을 감싸도록 설계된 안전장치 (가이던스)가 있어 탈선하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곡선선로를 지나 4~5도쯤 내리막길을 달리더니 이내 오르막을 가볍게 올랐다.

타원형 궤도의 다른 한 쪽 끝에 다다른 열차는 다시 전진운행을 하며 기지에 몸을 박았다.

불과 5분도 채 못되는 '부상 (浮上) 여행이었지만 미래형 열차를 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덕연구단지 =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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