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들 임대아파트 건립 기피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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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집없는 사람들의 보금자리 찾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적은 돈으로 쉽게 들어가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 건립이 거의 끊긴 탓이다.

부산에서 지난해 건립된 공공.민영아파트 4만8천5백여가구중 임대아파트는 1.05%인 5백12가구뿐이었다.

올해 건립물량 3만여가구중에도 임대아파트는 불과 48가구뿐이다.

그나마 지난해와 올해 물량 모두 주택공사가 지은 것이며 민간아파트는 한채도 없다.

민간업체들은 내년에도 임대아파트를 지을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임대아파트 건립 기피현상은 임대보증금이 전세가격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해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임대아파트의 경우 5년이 지나 분양할 때 주민들의 민원으로 제값을 받기 어려운 것도 주택업체들이 임대아파트 건설사업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 L주택 사장 趙모 (43) 씨는 "부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데 반해 전세가격은 조금씩 오르는 점등으로 미뤄 아직 임대주택 수요는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임대아파트의 경우 입주 때까지는 임대보증금도 받을 수 없어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난이 더 악화될 것 같아 엄두를 못내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에는 현재 영구임대 2만6천1백71가구, 일반임대 7천2백76가구가 있다.

대구도 임대아파트를 지어온 건설업체들이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데다 대구도시개발공사.대한주택공사등도 임대아파트 공급물량을 줄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80년부터 주택공사.대구도시개발공사.민간업체들이 해마다 평균 3천가구가량의 임대아파트 (영구.장기임대 포함) 를 지어 왔으나 올들어서는 한가구도 없었다는 것이다.

주택공사의 경우 지난해 장기임대아파트인 한실들마을아파트 (달서구도원동) 5백34가구를 지어 임대분양한 것을 비롯, 90년이후 모두 9천8백25가구의 장기.영구임대아파트를 임대분양했다.

또 대구도시개발공사는 90년이후 7천9백19가구, 민간업체들은 90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3백여가구씩 2천8백82가구를 임대분양했었다.

그러나 올해 주택공사.도시개발공사.민간업체 모두 임대분양을 하지 않았고 분양계획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구 = 강진권.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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