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진·선봉에 가내 자영업 허용…파격적 외국인투자 활성화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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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북한이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활성화와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사기업 설립 허용.공기업의 독립채산제 도입.자유무역시장 개설등의 과감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도쿄 (東京) 무역관은 21일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대경추) 맹철호 .김성준 과장등이 지난달 16일부터 한달간 도쿄.오사카 (大阪) 등 일본 주요도시를 돌며 일본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작업을 벌이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본사에 보고했다.

무공측은 "대경추의 투자유치작업은 지난해 9월 북한에서 개최됐던 나진.선봉 투자포럼의 후속조치의 일환이며 투자활성화조치들이 매우 파격적" 이라 말했다.

다음은 대경추가 밝힌 주요 내용.

◇ 사기업 설립 허가 = 일용피복.가공식품.가정용품 및 가구.수공제품.잉여농산물.여관.수선 및 운송업.음식업등의 분야에 한해 실업자 및 농한기 농민이 가내 자영기업을 설립해 해당상품 및 서비스의 제조.판매를 허용했다.

잉여생산물은 훈춘 (琿春) 근방의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 있는 원정교 자유교역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 공기업에 대한 독립채산제 허용 = 지난 6월 '자유경제무역지대 기업관리운영규정과 가격규정' 에 의해 국영기업 및 지방소유기업은 정부의 보조금이나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된 경제주체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

80년대 후반 중국에서 실시됐던 것과 동일한 형태이다.

◇ 자유교역시장 개설 = 중국 거주 북한인과 교역을 목적으로 지난 6월 국경지대에 있는 원정교에 자유교역시장이 개설됐다.

매주 3일간 (월~수요일) 열리고 있으며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 통화유통 = 나진.선봉 지역내 통화에 대해서는 '외화와 바꾼 돈표' 제도를 폐지하고 국내통화 (북한 원) 만을 유통시키기로 했다.

환율은 북한내 여타지역의 환율 (달러당 2.1~2.5북한원) 과는 별도로 설정, 현재는 달러당 2백10원 수준이다.

◇ 인프라 정비 = 북한은 원정~나진간 간선도로 포장, 원정~선봉간 두만강계곡 경유 도로 개설공사, 주택건설등 인프라구축을 하반기부터 재정자금의 투자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나진~일본오사카간 두번째 컨테이너 수송루트가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 철도운영체제 수정 = 두만강~남양~선봉~나진간 노선과 청진방면 노선등에 대해 운영및 차량관리를 전담하는 나진철도공사를 최근 신설했다.

◇ 나진대학 설립 = 나진해운대학을 나진대학으로 전환해 학생.공무원.경영자를 대상으로 경제특구의 행정및 자금관리.세제.투자진흥.해외무역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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