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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총재 '단일화' 문턱서 숨고르기…타결 또 미루며 與갈등 주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국민회의와의 대선후보 '단일화 문턱' 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단일화결심 (4일)→비자금정국 발생 (7일)→2차시한 (15일) 연기를 거쳐 장고를 거듭하던 김종필총재에게 김대중 총재가 '자민련이 주장하는 순수내각제 수용' 까지 천명했음에도 김종필총재는 선뜻 'DJP단일화' 속에 빨려 들어가지 않는 모습이다.

김종필총재는 대신 20일 간부회의에서 '당의 단결' 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내게 맡겨달라.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민련은 존재한다.

나라의 명운이 우리에게 달렸다" 고 강조했다.

그는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당의 의사를 다시 묻고 결집된 의사에 따라 선택할 것" 이라며 단일화문제에 대해 "국민회의와 우리당의 협상대표들에게 맡기고 지켜보자" 고만 말했다.

김총재의 발언을 두고 자민련의 대다수 당직자들은 "단일화결심을 굳히고 시기선택을 전략적으로 조정하려는 것같다" 고 해석한다.

사실 국민회의측의 양보로 양당의 '합의문 작성' 은 끝난거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합의문 협상의 자민련측 대표인 김용환 부총재는 "실무차원에선 금주가 고비가 될 것" 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몇가지 부수적인 문제가 조율되면 바로 합의문작성에 들어갈 것이고 이 작업은 '하루만에도' 끝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일후보로 누가 되느냐' 를 결정짓는 'DJP최종담판' 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일각에서이긴 하지만 "합의문 작성과 후보단일화의 완성은 별개" 라는 주장이 있다.

비자금정국이 여전히 안개에 싸여있는 데다 여권내 후보교체론.반 DJ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류를 타는 마당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종필총재가 '고도의 정치적 판단' 으로 단일화를 확 깨버릴 수도 있다" 는 말도 나오고 있다.

'DJP단일화의 승산이 확실한가' '여권의 판이 완전히 새로 짜이면서 JP가 선호할 수 있는 대안이 나오진 않을까' 하는 변수들을 김종필총재로선 따지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권의 후보교체론.반DJ후보단일화론은 실체가 없거나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이상론" 이라는게 당의 대세다.

"어떻게든 후보단일화를 깨기 위해 여권에서 흘리는 역정보.역공작" 이라며 "속아서는 안된다" 는 입장이다.

이런 대세 속에 'DJ의 손을 들어주는 시기' 만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너무 빨리 들어줘 '여권 대공세' 의 여유를 많이 남겨서도 곤란하고 너무 늦어지면 'DJP파괴력에 김이 빠진다' 는 것이다.

극적 효과를 위해서라도 이인제 후보의 신당창당일인 다음달 4일 (잠정) 이후 10일 이전의 어느 시점에서 두 김총재의 담판회동이 이뤄지는게 좋다는 주장이 세를 얻어가고 있다.

물론 이달중 성사시켜 '대세론' 을 조기 확산시키는게 낫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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