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김대중·김종필' 움직임에 자민련-국민회의 협상 시각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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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타결 단계에 들어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김대중.김종필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간의 반 (反) DJP연대 모색 때문이다.

김용환 자민련부총재는 "협상을 좀더 늦춰 월말께 타결하는 것도 검토해보자" 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발표와 함께 강력한 반DJP전선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일화후 대선전의 전면에서 퇴장하지 않을까 하는 초조감등도 한 이유지만 공식 이유는 "조기 타결이 꼭 득 (得) 은 아니다" 는 점이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기 타결로 JP의 명분과 실리를 최대한 도모해야 한다" 는 의견도 조금씩 대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일부 의원들은 이인제 전경기지사 중심의 합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듯 김종필총재의 판단이 관건이다.

"상황을 만드는 것과 좀더 주시하는 것의 득실을 면밀히 검토중" 이라는 전언이다.

국민회의도 머릿속이 좀 복잡해졌으나 수뇌부는 "그럴수록 조기 타결을 해야 한다" 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반DJP움직임을 '어차피 맞을 매' 에 비유하고 있다.

이에 구애받지 말고 '조기 타결→박태준 의원등 제3세력 동참→여권이탈파 흡수' 등의 순서를 빨리 밟는게 최선이란 것. "이인제 - 조순연합은 어떨지 몰라도 이회창 - 이인제 연합은 안된다 (박지원총재특보)" 는 판단도 조기 타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 조연합이 성사된다 해도 단일화를 빨리해 3파전 (이회창.김대중.이인제) 구도를 조기 정착시키는게 낫다는 견해다.

비자금 정국을 후보간 합종연횡 정국으로 빨리 전환시켜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도 조기 타결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런 점에서 박태준의원이 중간에 사람을 넣어 양당에 조기 타결을 촉구한데 고무돼 있다.

박의원이 대선정국의 공식 복귀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이번주 협상은 그래서 합의문을 다듬는 실무 협상보다 정국설계와 정치적 판단에 기초한 '큰 대화' 가 오갈 전망이다.

대화창구의 다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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